경찰, 최재영 목사 소환…수사 본격화
영등포경찰서 다음주 출석 예고
서초경찰서·경기남부청도 수사
경찰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 가방을 건네고 영상도 촬영한 최재영 목사를 소환하며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7일 경찰과 최 목사측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다음 주 13일 오전 10시 최 목사를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벌인다. 14일에는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가 출석조사를 받는다.
앞서 자유언론국민연합과 서울기독교총연합회 등 보수 단체는 지난 2월 최 목사와 해당 영상을 보도한 이 기자를 국가보안법, 주거침입,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들은 당시 “최 목사가 김 여사 선친과 친분을 매개로 접근해 상상할 수 없는 범죄 행위를 저지르고 이를 악용했다”고 고발 이유를 밝혔다.
최 목사는 윤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22년 6월부터 9월까지 김 여사에게 180만원 상당의 명품 향수·화장품, 술과 책, 300만원 상당의 명품 가방 등을 선물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인사청탁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해 9월 13일에는 명품 가방을 선물하는 장면을 손목시계형 카메라로 몰래 촬영해 지난해 11월 서울의소리를 통해 공개하기도 했다. 최 목사는 김 여사 만남 과정에서 카카오톡으로 만남 요청을 10여 차례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 목사는 영등포경찰서 외에도 스토킹 혐의로 서울 서초경찰서 수사도 받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도 이 사건을 들여다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월 한 보수단체는 최 목사와 이 기자를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고 사건은 서초경찰서로 넘어갔다. 서초서는 현재까지 고발인 조사만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 목사는 6일 내일신문과 통화에서 “서초서와 경기남부경찰청에도 고발 사건이 있다”며 “아직 조사 일정이 잡히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우종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지난 4월 말 기자간담회에서 스토킹 혐의 고발 관련 “법리 검토를 마쳤고 수사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각하 요건은 아니다”고 밝혔다.
최 목사는 이와 관련 “무조건 들이닥쳐 선물을 건넸다면 문제지만 그런 것이 아니다”며 “선물 사진을 카톡으로 알려줬고 (김 여사가) 약속 장소와 시간을 알려줘 방문했기 때문에 주거침입은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공익적 차원에서 언더커버(위장 잠입) 취재를 해서 국민들의 알권리를 위해 한 일”이라며 “영부인은 국민들의 검증 대상으로 의도적으로 명예를 훼손하려고 한 것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