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서 잇단 ‘개혁 성과’ 요구…“지지도 반등 기회”

2024-06-07 13:00:33 게재

윤희숙 “연금개혁해야 국민 앞 머리 들 수 있어”

여권 관계자 “4가지 개혁 성과내야 중도층 복귀”

윤석열 대통령 임기가 중반으로 접어든 가운데 여권에서 ‘개혁 성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여당이 4.10 총선에서 참패한 데 이어 윤 대통령 국정지지도가 추락하자 “주요 개혁과제에서 성과를 내야 반등을 꾀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 윤 대통령이 내건 3대 개혁(연금·노동·교육)과 의료개혁에서조차 성과를 내지 못하면 조기 레임덕을 피할 수 없다는 절박감이 엿보인다.

국민의힘 윤희숙 전 의원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소장파 모임인 첫목회가 주최한 초청강연에서 ‘연금개혁, 국민의힘이 사활을 걸어야 하는 이유’라는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6일 국민의힘 소장파 모임인 ‘첫목회’ 세미나에 강사로 나선 윤희숙 전 의원은 “당이 진정성 있는 정치세력이란 것을 인정받으려면 무슨 일이 있어도 내년까지 연금개혁을 해내야 한다”며 ‘연금개혁 성과론’을 강조했다. 윤 전 의원은 “국민의힘이 연금 구조개혁 내용을 담은 정부안을 빨리 받아 내년 말까지 해야 2026년 지방선거에 나가서도 우리가 국민 앞에 머리를 들 수 있다”고 말했다. 여권이 연금개혁에서 성과를 내야 2026년 지방선거에서 표를 바랄 수 있다는 것이다.

윤 전 의원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1대 국회에서 연금 모수개혁을 하자고 제안하자, 찬성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대통령실과 여당은 22대 국회에서 모수개혁과 구조개혁을 동시에 하자며 이 대표 제안을 거부했다. 윤 전 의원은 어떻게든 연금개혁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는 절박감을 보였지만, 여권 수뇌부는 그만큼 절박하지 않았던 것이다. 윤 전 의원이 느끼는 절박감은 최근 들어 여권서 곧잘 관찰된다. 여권은 총선 참패와 윤 대통령 지지도 추락으로 인해 위기감에 시달리고 있다. 중도층과 보수층 일부까지 여권에 등 돌린 상황이다. 여소야대 국회로 인해 여권이 입법 성과를 내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6일 “윤 대통령이 중도층 지지를 회복하면서 레임덕을 피하려면 빠른 시일내에 3대 개혁과 의료개혁에서 성과를 내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3대 개혁과 의료개혁 완수 의지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민생토론회에서도 “우리 정부는 추상적인 어떤 경제 슬로건이 아니고 교육, 노동, 연금, 의료 4가지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윤 대통령이 거듭 강조하는 개혁과제에서 국민이 체감할만한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는 것. 심지어 의료개혁은 점점 더 꼬이는 형국이다. 국민 입장에서는 “정부가 무능하다”는 인식을 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마지막 반등 기회”라는 여권 일각의 절박한 목소리와 달리 윤 대통령이 개혁과제에서 여전히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남은 임기 3년 동안에도 무기력증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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