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은 개각…지지도 추락·강경 야당 이중벽
6월 중순 이후 장관급 위주 교체 예고
‘부적격’ 의견·임명 강행 되풀이 될 듯
윤석열 대통령이 6월 중순 이후 또는 7월부터 개각에 착수한다. 21대 국회 때보다 환경이 더 나빠졌다. 윤 대통령의 지지도는 추락했고, 야권은 훨씬 강경해졌다. 내밀한 검토 없는 인선은 국정동력 회복이 아닌 자중지란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7일 “장관 인선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가 이제 막 시작된 상황”이라며 “구체적인 개각범위와 인물에 대해서는 전혀 논의된 바 없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향후 남은 외교일정 등을 고려할 때 이르면 이달 중순 이후부터 조금씩 속도가 붙지 않겠느냐”고 봤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이제 개각이 필요하다”며 “정부 출범 후 2년간 장관직을 맡은 분들이 있고, 각 부처 분위기도 바꿔 더욱 소통하고 민생에 다가가기 위해서”라고 말한 바 있다.
문제는 22대 국회에서 윤 대통령이 뜻한 대로 개각을 해낼 수 있을 것이냐다. 총선참패 후 윤 대통령에 대한 국정지지는 취임 후 최저수준인 반면, 야권은 윤석열정부 심판을 명분으로 어느 때보다 강하게 결집한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원구성 협상이 여의치 않을 경우 야당이 상임위원장을 독식하고 윤 대통령이 임명하는 장관마다 ‘부적격’ 의견 보고서를 일방채택하는 풍경이 펼쳐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야당을 상대로 ‘전투력’ 높은 인사를 기용할 것인지 ‘협치’할 사람을 쓸지 인선방향도 고민거리다. 전자는 야당과의 강대강 대치를 악화시키고 후자는 ‘박영선 총리’설 당시처럼 내부의 강한 반발에 부딪힐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정기조 전환과는 무관한 돌려막기식 인적개편이 되지 않도록 철저하게 검증하겠다는 입장이다. 윤종군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7일 “총선민심은 국정기조를 전환하라는 것인데 지금까지 윤 대통령의 입장과 태도를 보면 민심을 수용해 개각을 준비하는지 의문”이라며 “구체적인 인사안을 봐야겠지만 국민 뜻을 제대로 반영한 인사인지 철저하게 검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임기 2년이 다돼는 이른바 ‘원년멤버’ 장·차관들을 중심으로 교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장관급 중에서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이종호 과학기술통신부 한화진 환경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등 4명이 여기에 해당한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이주호 교육부 장관도 마찬가지다.
차관급에서는 이기일 보건복지부 1차관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등도 교체 이야기가 돈다. 장 2차관 후임으로 친윤계 이용 전 국민의힘 의원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이 밖에 공정거래위원장, 개인정보보호위원장, 국세청장, 경찰청장 등도 차례로 교체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4월 총선 직후 사의를 표명했지만 후임 인선에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장관과는 달리 국회인준이 필요한 만큼 야당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재걸 이명환 기자 clarita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