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마스와 자국민 인질협상 검토”
NBC “바이든정부, 휴전안 불발시 이스라엘 빼고” … 네타냐후에 압력될 전망
미국 정부는 바이든 대통령이 공개한 휴전안에 대한 내부 논의 당시 이 같은 방안도 같이 검토했다고 전·현직 미국 관리들이 NBC에 전했다.
전직 2명, 현직 2명인 이 관리들은 미국인 인질 협상에는 이스라엘이 포함되지 않을 것이며 현재까지의 회담들과 마찬가지로 카타르의 중재를 통해 진행될 것으로 브리핑을 받았다고 말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말 6주간 정전과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내 인구 밀집 지역 철수 및 일부 인질 교환 등을 1단계로 하는 단계적 휴전 방안을 공개적으로 발표한 바 있다. NBC 보도가 나간 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미국이 제안한 휴전안을 지지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안보리의 촉구대로 3단계 휴전안에 합의할 지는 지켜봐야 할 상황이다.
NBC에 미국 정부와 하마스간 직접 협상 방안을 전한 관리들은 미국이 미국인 인질 석방의 대가로 하마스에 무엇을 제공할 지는 알지 못했다. 그러나 이들은 미국-하마스 직접 협상이 미국과 이스라엘간 긴장을 키우고, 이것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에겐 국내 정치적 압력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하마스가 협상에 응할 유인이 있다고 말했다.
한 전직 관리는 미국이 하마스와 일방적인 협상을 중단시키기 위해 네타냐후 총리가 현재의 휴전 제안에 동의하도록 하는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내부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한 미국 행정부 고위 관리는 NBC에 바이든 대통령이 제안한 휴전안 논의에 진전이 없을 경우 바이든 정부가 하마스와 직접 협상을 시도하는 방안이 “매우 현실적인” 옵션으로 남아 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하마스가 현재 미국인 인질 5명을 억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미국은 여기에 더해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테러 공격 당시 사망한 뒤 가자지구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미국인 3명의 시신도 송환받기를 희망하고 있다.
미국인 인질 가족은 미국 정부와 하마스 간 단독 협상 가능성과 관련, 성명을 내고 “우리는 8개월 넘게 억류된 인질을 집으로 데려올 수 있는 모든 협상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한편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이집트를 시작으로 휴전안 관철을 위한 외교전에 재차 나섰다.
그는 카이로에서 단독 기자회견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의 휴전안에 대해 “이 제안은 하마스가 스스로 얼마 전 제안했던 것과 매우 유사하다”면서 “역내외 국가와 이스라엘은 이를 수용했으며 이를 수용하지 않은 유일한 당사자는 하마스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역내 정부에 대한 내 메시지는 만약 휴전을 원한다면 하마스가 ‘예스’라고 말하도록 압박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네타냐후 총리가 휴전안을 수용하지 않았다는 지적에는 “분명히 말하는데 이스라엘은 이 제안을 수용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인 인질이라도 석방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하마스와 간접 대화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현재 테이블에 놓인 (휴전) 제안을 통한 것”이라면서 “하마스로부터 답을 들을 수 있을지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지난 9일 미국은 여전히 하마스의 ‘공식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고, 윌리엄 번스 CIA 국장과 브렛 맥거크 백악관 중동담당 조정관은 이 휴전안 논의를 위해 중동지역을 방문한 바 있다고 NBC는 전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