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 길어서 부르기 힘들어요”
대구 신설역 2곳 두고
교통공사-경산시 갈등
대구교통공사가 12일 경산시를 방문, 올해 하반기 개통되는 대구도시철도 1호선 하양연장 구간의 2개 신설역사 이름이 너무 길어 부르기 힘들어 역명 개정을 요청했다.
교통공사는 ‘부호경일대호산대’의 경우 “3개의 명칭 사용으로 길고 복잡해 이용객 불편이 예상되며 노선도과 안내시스템 일관성 유지도 곤란하다”고 밝혔다. 또 ‘하양대구가톨릭대’역은 "국철 대구선 하양역과 환승역인데도 도시철도 역명과 철도 역명이 달라 혼란스럽다는 민원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다.
도시철도 역명 제·개정 기준에 따르면 ‘환승역은 이용자 혼란방지 등을 위해 같은 역명을 사용하며 역 신설 등으로 새로운 환승역이 되는 경우 기존 역명을 사용한다’고 돼 있다. 실제 대구 1호선의 동대구역과 대구역 등 현재 국철과 환승체계를 갖춘 도시철도 역사는 동일 역명을 사용한다.
이 외에도 이들 2개 역명은 최대 7자까지 표출할 수 있는 전동차 객실안내 표시기 규격에도 맞지 않는다. 표시기에 필수적으로 노출되는 ‘이번역’까지 포함하면 10자까지로 이 역명의 경우 ‘대’자가 표출되지 않는다.
교통공사측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시스템을 개선할 경우 수십억원의 비용이 든다고 설명했다.
교통공사는 “따라서 3개 지역(시설) 명이 사용된 ‘부호경일대호산대’는 단순화하고 ‘하양대구가톨릭대’는 국철(하양역)과의 환승 활성화를 위해 동일한 역명을 사용할 수 있도록 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산시는 대구시의 공식 요청에 따라 주민 의견수렴과 공모절차, 시정조정위원회 의결 등의 행정절차를 거쳐 역명을 결정해 안내간판까지 설치했는데 뒤늦게 변경을 요구해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경산시 관계자는 “주민과 대학의 의견을 반영해 결정한 역명을 다시 바꾸려면 갈등이 불가피해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하지만 대구시와 대구교통공사의 입장을 무시할 수 없어 난감하다”고 말했다
박채아 경북도의원(경산시)은 “해당 지역의 역명은 해당 지자체가 결정하는데 대구시와 교통공사가 강제로 떼겠다는 것은 명백한 월권행위”라고 말했다.
대구지하철 1호선 하양연장 구간은 기존 대구 동구의 안심역에서 경북 경산시 하양역까지 연결하는 8.89㎞(대구1.9㎞ 경북 6.99㎞)로 총공사비 3728억원을 투입해 지난 2019년 4월 착공해 시운전을 거쳐 올해말 개통될 예정이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