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 시 동아시아 13개 정보 기술 대기업들 중 삼성전자가 받을 수 있는 환경·경제적 편익이 제일 크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13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보고서 ‘테크기업 파워게임 : 동아시아 전자산업 공급망의 재생에너지 채택에 대한 비용-편익 분석’을 발표했다. 삼성전자 TSMC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13개 기업이 2030년까지 100% 재생에너지 채택 시 편익이 어떻게 될지 예측한 내용을 담았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업 중 삼성전자의 환경·경제적 편익이 가장 컸다. 삼성전자가 2030년 100% 재생에너지 전환을 달성할 경우 감축하게 되는 온실가스는 1억6196만톤이다. 이는 2021년 서울시 온실가스 배출량(4594만톤)의 3배를 넘는 수치다. 또한 삼성전자가 2030년 한 해에 절감할 수 있는 비용은 124억4500만달러에 달했다.

이번 연구를 담당한 리앙 동 홍콩 시립대학교 에너지환경학부 박사는 “이번 연구는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일이 기업에게 비용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통념이 사실이 아님을 밝혀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며 “탄소세 도입, 화석 연료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화석 연료 사용의 대가가 점점 더 커지는 가운데, 2030년까지 100% 재생에너지 전환에 성공하는 제조업체는 온실가스 감축으로 인한 기후대응 및 비용 절감을 통해 실질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경제성 평가의 한 방법인 비용편익분석(Cost-Benefit Analysis, CBA) 기법을 사용했다. 분석 대상 13개 기업이 2030년까지 100% 재생에너지 전환을 달성할 경우 각 사는 적게는 8742만달러, 많게는 124억4500만달러의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경제적 효과는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는 화석연료 사용을 중단해 에너지 비용을 줄이고 탄소세 등 잠재적인 환경 비용을 절감하는 데서 비롯됐다.

이번 연구결과에 따르면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다른 한국 기업들의 경제적 편익 역시 컸다. SK하이닉스는 18억3327만달러로 13개 기업 중 두번째로 높다. 삼성디스플레이는 14억9186만달러, LG디스플레이는 13억2143만달러로 예측됐다.

양연호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삼성전자가 화석연료를 계속 사용한다면 재생에너지 전환에 따른 기회비용 수십조원을 모두 포기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TSMC가 2040년 RE100(기업이 사용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을 달성한다면 삼성전자는 용인 국가산단 가동 시점부터 TSMC와의 경쟁에서 뒤처진다”고 지적했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