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백 전달’ 최재영이어 이명수 조사
최·이 “협의된 만남, 증거 제출”
건조물침입, 명예훼손 등 혐의
경찰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 가방을 건넨 최재영 목사를 불러 조사한 가운데 가방 전달 과정에 관여한 이명수 서울의소리 기자도 조사한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14일 오전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고발된 이 기자를 불러 조사를 시작했다.
이 기자는 지난 2022년 9월 최 목사가 300만원 상당의 명품 가방을 김 여사에게 선물하고 그 장면을 최 목사가 손목시계형 카메라로 촬영해 방송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이 기자는 지난달 30일 검찰 조사에서는 “김 여사의 인사 청탁전화가 목격된 상황에서 함정취재가 불가피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앞서 전날에는 최 목사가 6시간 30분 조사를 받았다. 최 목사는 2022년 6월부터 같은 해 9월까지 김 여사에게 180만원 상당의 명품 향수·화장품, 책, 300만원 상당의 가방 등을 선물하는 과정에서 건조물침입과 명예훼손, 무고죄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2월 자유언론국민연합 등 보수단체는 최 목사와 이 기자,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 등 3명을 경찰에 고발했다. 영등포서는 이들이 고발된 다른 사건도 병합해 이날 조사를 벌였다. 경찰은 “몇 건이 고발됐는지는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 “고발된 사건에 대해서 진술 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최 목사는 13일 오후 4시 47분쯤 조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김 여사측과 합의하에 만났고 미리 약속도 정하고 배웅도 받았다”며 “김 여사가 남북관계 일을 같이 해보자는 이야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의 핵심은 국정농단을 한 것”이라며 “대통령의 배우자가 대통령을 사칭하는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최 목사는 또 자신이 “선물을 제공하고 다양한 청탁도 시도했다”면서 “혐의가 있다면 처벌을 받겠지만 김 여사도 그래야 한다”고 밝혔다.
최 목사는 이날 조사에서 김 여사측 비서로부터 받은 접견 일시, 장소에 대한 연락 등 메시지를 증거로 제출했다.
한편 이들과 함께 고발된 백 대표는 경찰의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 백 대표는 “김 여사가 소환되면 그때 조사를 받겠다”고 밝혔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