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인하 연장 여부 주중 발표…인하율 조정 유력
세수확보 위해 인하조치 종료 가능성도
유류세 인하 조치가 이달 말 종료되는 가운데 정부가 이번 주 중 연장 여부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재정 상황과 물가 대응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사안인 만큼 한 번에 연장·종료하기보단 인하 폭을 단계적으로 줄여 나가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다만 1분기 세입여건이 좋지 않았던 만큼 인하조치를 중단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된다.
17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이달 말 끝나는 유류세 인하 조치(휘발유 25%·경유 37%)와 관련해 여러 방안을 두고 최종 검토 중이다.
정부는 지난 2021년 11월 유류세 인하 조치를 6개월간 한시 도입했고, 이후 2~6개월을 단위로 9차례 추가 연장했다. 인하 폭도 처음 도입 시에는 20%였으나 30%에서 37% 등으로 확대했다.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는 현재로선 인하 조치를 종료할 가능성도 있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7%로, 전월(2.9%)보다 폭이 줄며 정부가 공언한 2%대 초반으로 둔화하는 흐름을 보였다.
안정세를 찾은 국내 유가도 인하 조치 종료에 힘이 실린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6월 둘째 주 기준 휘발유의 평균 판매 가격은 리터(L)당 1654.8원이다. 전주 대비 12.2원 하락했다. 경유 가격도 13.8원 내린 1483.8원으로 집계됐다. 휘발유는 6주 연속, 경유는 7주 연속 하락세다.
인하 조치를 종료하면 올해도 부족할 것으로 보이는 세수 측면에서도 도움이 된다. 올해 1~4월 누계 국세 수입은 125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조4000억원 감소했다. 남은 하반기에 유류세 인하 조치를 종료할 경우 추가로 걷히게 될 세수는 약 3조원 수준으로 기재부는 추산한다.
다만 종료할 경우 2%대 중반을 향하는 물가를 다시 자극할 수 있단 점이 부담이이다. 이 때문에 기재부 내에서도 물가를 관장하는 경제정책국과 세수 실적을 점검하는 세제실 간 입장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정부가 유류세 인하 폭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방안을 내놓을 것이란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인하조치를 종료할 경우, 휘발유 소비자 가격이 리터당 200원 가량 오를 수 있다는 점도 부담스럽다. 경기침체 여파로 실질소득이 쪼그라든 소비자 여론이 악화할 가능성도 있다.
기재부는 경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유류세 인하 연장 여부를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