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인건비 유용 교수 “환수 정당”
법원 “공동관리 악습 바로잡을 필요”
산학협력에 따라 지급된 대학원생 연구원들의 인건비를 공동관리한 대학교수에게 취해진 환수 처분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합의1부(양상윤 부장판사)는 전직 연세대 교수인 이 모씨가 농촌진흥청을 상대로 낸 연구개발비 환수 등 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연세대 산학협력단은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장과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이씨를 연구책임자로 하는 연구비 1억6000만원 규모의 협동연구계약을 체결했다.
교육부가 2021년 조사한 결과 이씨는 연구과제와 관련해 연구원들의 개인통장을 걷어가거나, 연구원이 수령한 인건비 중 일부를 교부받는 방법으로 3700만원의 학생인건비를 공동관리해 온 사실이 드러났다.
이 가운데 이씨가 유용한 금액은 165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특정됐지만 사적으로 쓴 것은 아니었다. 이씨는 연구실 비품 구입비 등으로 지출하고 모자란 금액은 사비 3780만원을 내 부족한 연구비에 충당했다.
농촌진흥청은 이점을 고려해 그 50%인 825만원가량에 대한 환수와 제재부가금 165만원을 부과하는 처분을 했다.
이씨가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농촌진흥청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과학기술기본법이 ‘지급된 학생인건비를 회수해 공동으로 관리하거나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학생인건비를 공동관리하는 악습은 근절되지 않았다”며 “농촌진흥청으로서는 법이 예정하는 응분의 제재를 가해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을 공익상 필요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이씨가 이 사건뿐 아니라 장기간 다수의 연구과제를 수행하면서 상당한 금액의 학생 인건비를 공동관리해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정 수준의 환수 처분 및 제재부가금 부과 처분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서원호 기자 o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