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허가 건물주에 재개발 2주택 분양 안돼
법원 “등기부등본 없어 확인 안돼”
무허가건축물에서 사실상 주거용으로 사용되는 면적이라 하더라도 ‘주거전용면적’에 포함될 수 없기에 이를 전제로 한 관리처분계획은 타당하다는 1심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한남동 재개발 지역의 한 조합원이 자신이 소유한 무허가건물을 근거로 아파트 한 채를 더 분양해달라고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합의2부(고은설 부장판사)는 무허가 건물주 김 모씨가 서울 한남3구역 재개발 조합을 상대로 낸 관리처분계획 총회결의 무효확인 소송을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김씨는 한남동 재개발지역에 토지와 무허가건축물 두 채를 소유하고 있었다. 2021년 조합이 주택재개발정비사업에 들어가자 김씨는 아파트 2채를 분양해달라고 조합에 신청했다. 김씨가 살고 있는 무허가건물 각 층의 면적을 더하면 2개 주택을 분양받을 자격이 된다는 게 이유다.
구 도시정비법은 주택의 ‘주거전용면적’을 기준으로 분양권을 결정한다.
조합은 2022년 7월 “김씨는 무허가건축물 소유자로 주거전용면적을 확인할 수 없다”며 김씨에게 1주택(84㎡·25평)만을 분양하는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해 인가받았다.
김씨는 이에 반발해 “무허가건물 소유자라도 분양 대상자의 지위에 있고 구 도시정비법상 분양신청 기준을 충족했으므로 2주택 분양대상자에 해당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법원은 “무허가건물은 주거면적을 확인할 수 없다며 조합의 관리처분계획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다수의 이해관계인들이 존재하는 정비사업은 외부에 공시되는 객관적이고 명확한 기준에 의해 권리관계를 일률적으로 처리할 필요가 있다”면서 “무허가건축물은 등기부등본 등이 없어 주거전용면적을 확인할 수 없다”고 봤다.
이어 “서울시 도시정비 조례가 주거용 무허가건물의 소유자를 분양대상자로 포함하는 예외적인 이유는, 삶의 터전을 상실할 우려가 있는 사람들의 주거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서원호 기자 o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