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광장 이태원분향소 ‘기억공간’ 이전
597일 만에 실내로 옮겨
임시 장소, 대체지 찾아야
10.29 이태원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1년 8개월 만에 ‘기억·소통공간’으로 바뀌어 실내로 옮겨졌다. 참사 발생 597일째 되는 날 추모공간을 마련한 유가족들은 이곳을 ‘별들의 집’으로 이름 짓고 희생자를 기억하고 아픔을 소통하는 장소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 야당 정치인, 시민들은 16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합동분향소를 인근 을지로1가 부림빌딩 1층으로 이전하는 행사를 했다. 이전 장소는 직전까지 서울시청 열린민원실로 운영되던 곳으로 약 310㎡(94평) 규모다.
이전 행사에서 유가족 이기자씨는 “(서울광장) 분향소는 우리가 한없이 울 수 있는 치유와 연대의 공간이었다”며 “지금까지 응원해 준 시민들과 종교계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공간으로 이전하지만 앞으로 참사 진실규명이 되는 날까지 함께 해주면 감사하겠다”고 밝혔다.
서울광장 분향소는 이태원참사 발생 99일이 되는 지난해 2월 4일 설치됐다. 당시 유가족들은 참사 진상규명 가능성이 명확해질 때까지 분향소를 운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지난달 21일 ‘이태원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법’이 공포·시행되면서 이전 논의가 빠르게 진척됐다. 이어 유가족협의회와 서울시는 이달 5일 부림빌딩으로의 이전을 합의했다.
이정민 유가협 운영위원장은 별들의집 개소식에서 “우리가 아이들을 잃고 만났던 그 순간을 항상 기억하면서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위해 힘을 모으자고 했다”면서 “꼭 진상규명을 하고 책임자를 처벌해 대한민국에 더 이상 어처구니없는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데 최선을 다해 노력하자”고 밝혔다.
한편 11월 2일까지만 이용하기로 한 부림빌딩은 올해 말 재개발을 앞두고 있어 소통·기억공간은 다시 이전해야 할 상황이다.
이태원특별법에 따르면 국무총리가 위원장이 되는 추모위원회를 구성해 이태원참사 추모공원, 추모기념관, 추모비 등의 추모사업을 하게 되어 있다. 이들 추모물은 참사 피해지역인 이태원 인근에 정해지게 된다. 하지만 이 같은 시설 건립에는 시간이 소요돼 그 기간 동안 임시 공간이 필요하다.
시민대책회의 관계자는 “한번 더 임시 공간으로 가야 하는 상황”이라며 “서울시와 추가 이전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