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해외건설 60년과 새로운 도전

2024-06-18 13:00:02 게재

올해 해외건설 수주 실적은 5월 말 기준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57% 증가한 약 136억4000만달러의 순조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말에는 해외건설 누적 수주액 1조달러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해외건설은 1965년 현대건설이 태국에서 도로공사를 수주하면서 시작돼, 내년이면 60주년을 맞이하게 된다. 해외건설을 둘러싼 새로운 환경과 과제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새로운 환경에 둘러싸인 해외건설 시장

먼저, 해외건설 사업의 발주 형태 및 재원의 변화다. 정부 재정으로 발주하는 도급형 발주 방식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산업설비 프로젝트의 대형화 추세와 함께 발주처를 차주로 해 시공자가 금융을 직접 주선하는 시공자 금융주선형 사업이 증가했다.

또한 인프라 프로젝트의 고도화와 대규모 신도시 개발 등으로 인해 민관협력사업(PPP)을 포함한 투자개발형 사업이 증가했다. 신용도가 낮은 개발도상국 인프라 투자개발 사업의 경우 민간의 투자 리스크를 낮추기 위해 공공 개발재원과 민간 자본을 혼합하는 방식의 혼합금융 활용이 빠르게 늘고 있다.

한편 전세계적인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설정과 기후변화 저감을 위한 탄소감축의 시급성 등으로 인해 신재생 에너지 개발, 효율적 자원 이용, 회복력 있는 인프라 구축 등 친환경 건설의 중요성이 높아졌다. 또한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기업의 비재무적인 성과를 정량화해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하는 ESG 경영이 확산되고 있다.

다음은, 4차산업혁명과 신기술 적용 확대다. 디지털 경제의 가속화와 함께 건설산업도 인력 부족, 높은 리스크, 탄소배출 등의 문제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생산성 향상 및 고부가가치 증대를 위해 디지털 전환이 추진되고 있다. 건설산업에 기술 솔루션을 제공하는 콘테크(Construction + Technology) 기업에 대한 투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글로벌 종합건설업체인 벡텔은 벤처 캐피털을 설립해 건설 관련 혁신적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했다.

마지막으로, 우리 기업이 경쟁해야 할 글로벌 건설기업의 경쟁력 강화다. 글로벌 선진 건설기업들은 혁신적인 비즈니스 전략을 통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들은 자사의 시장 경쟁력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지역·공종·가치사슬의 다각화, 현지화 등 조직구조 분권화, PPP 등 투자사업을 통한 장기 운영수익 확보, 인수·합병을 통한 사업구조 재편 및 사업영역 확대, 엔지니어링 기반의 고부가가치 사업수행 역량 개발, 기술·인력 중심의 성장 기반 구축 등 다양한 혁신전략을 통해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경쟁력 높여 지속가능 성장 이루어내야

글로벌 건설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영국의 시장조사회사 IHS마킷에 따르면 2023년 글로벌 건설시장 규모는 13조9000억달러였으며, 2030년까지 약 2.8%의 연평균 실질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건설을 둘러싼 새로운 환경은 우리에게 많은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금융조달 능력 강화, 친환경 사업의 확대, 디지털 전환과 신기술 개발, 혁신적 비즈니스 전략 도입과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등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어 내야 한다. 우리 해외건설은 또 다른 60년을 내다보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야 할 때다.

김영태 고려대 건축학과 겸임교수, 전 해외건설협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