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가 휴진 신고 4%…정부 ‘업무개시명령’
의협 “한국 살릴 마지막 기회” 궐기대회도 … “환자 위해 의료계·정부 소통창구 마련해야”
18일 의사협회가 주도하는 개원가 집단휴진이 진행됐다. 의협은 서울 여의도에서 궐기대회를 갖는다. 개원가 휴진신고는 4% 수준으로 적지만 정부는 의료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날 9시 업무개시명령을 내렸다. 환자안전을 위해 정부와 의료계는 소통창구를 마련하고 사태해결에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와 의사협회 등에 따르면 이날 휴진하겠다고 신고한 곳은 총3만6371개 의료기관 중 4.02% 정도였다. 이 정도로만 참여한다면 역대 최저 집단행동 참여율이 속하겠지만 의협 측 휴진 투표에서는 절반이상이 휴진을 지지한다고 나왔기 때문에 신고율보다 높게 휴진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의협은 전날 “16일 의대정원 증원 재논의 등 3개 요구안을 정부에 제시했지만 정부는 이를 무참히 거부했다”며 “의협을 비롯한 의료계는 집단 휴진과 총궐기대회를 통해 정부의 잘못된 의료정책 추진이 국민 생명과 건강에 엄청난 위협을 초래한다는 것을 알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의협은 “패망 직전의 대한민국을 살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관련해서 정부는 이날 오전 9시 업무개시명령을 내렸다. 조규홍 중앙재난대책본부 1차장은 “사전 파악된 휴진신고율은 약 4% 수준이지만 의료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의료공백이 현실화될 경우 현장점검과 채증을 거쳐 의료법에 따른 업무정지 등 행정처분을 진행한다. 또한 불법집단 진료거부를 종용하는 SNS 게시글 등에 대해서도 수사 의뢰할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 10일 3만6000여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진료명과 휴진신고명령을 발령했고 14일 의협 집행부를 대상으로 집단행동 및 교사 금지 명령서를 보냈다. 17일에는 의협을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신고했다.
동네의원들까지 휴진에 들어가 주민들의 진료공백이 생길 것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환자단체나 시민사회단체 외 일반 지역커뮤니티나 맘카페 등에서 ‘집단휴진 의료기관에 대한 불매운동’이 거론되고 있다. 정부 의료정책 찬반을 떠나 휴진에 대한 일반 국민의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셈이다.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 대표는 “(계속 진료하는)뇌전증관련 의사협의체와 산부인과 아동병원 등 의사들에게 감사하다”면서 “다른 의사들도 하루 속히 환자곁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휴진 참여 의사들에게 대한 단호한 법적 조치를 요구했다.
그동안 침묵을 지키고 있던 사회복지계에서도 우려 입장이 나왔다. 김성이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회장은 “의료기관을 많이 이용하는 사회적 약자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의료계의 집단휴진을 재고해 달라”고 호소했다. 김 회장은 “정부와 의료계는 소통창구를 마련해 의료정상화를 속히 이루고 의료시스템의 미래를 위한 지혜를 모아달라”고 밝혔다.
한편 전날 휴진에 들어간 서울대병원 비대위는 “입원 중증질환자 진료를 계속 보고 있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이번 한 주(17일~22일) 동안 외래 휴진 또는 축소, 정규 수술·시술·검사 일정 연기 조치를 시행한 교수는 532 명(진료 참여 교수 970명 중 54.8%)이며 전날 외래는 중증-난치 질환 중심으로 진료가 축소됐다고 밝혔다. 일부 무기한 휴진이 아닐 것이라는 보도에 대해 공식입장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날 빅5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의협 주도 휴진과 관련 빅5병원 등 서울지역 대형병원 일부 교수들은 개별적으로 휴진에 참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협 주도의 집단 휴진은 하루로 끝나지만 대형병원 교수들의 이후 ‘이어지는’ 휴진이 얼마나 확산될지 주목된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