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 후반기 의장은? 경쟁 ‘후끈’

2024-06-19 13:00:01 게재

차기 선거 염두 ‘권력다툼’ 치열

연임·합의파기 등으로 곳곳 갈등

후반기 지방의회를 이끌 의장 선출에 관심이 쏠린다. 총선 이후 여야 의석구도가 달라지거나 행정구역통합 등 새로운 이슈가 불거지면서 일부 의회들은 셈법이 복잡해졌다. 다른 의회들도 차기 지방선거 때 단체장 출마 등을 염두에 둔 의원들 사이에 다툼이 치열하다.

19일 전국 광역·기초의회에 따르면 오는 7월부터 후반기 의사일정이 시작됨에 따라 지방의회마다 일제히 후반기 의장단 구성에 돌입했는데 곳곳에서 갈등을 빚고 있다.

수도권에선 인천시의회가 대표적이다. 7월 1일 다수당인 국민의힘에서 김대중 한민수 이인교 정해권 4명이 의장에 도전장을 내 결과를 알 수 없게 됐다. 국민의힘은 당초 전반기 원구성 당시 상임위원장을 지낸 의원은 후반기 의장을 하지 않기로 했는데 운영위원장과 산업경제위원장을 지낸 한민수·정해권 의원이 출마해 사실상 합의가 깨졌다. 이 때문에 17일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가 파행을 겪기도 했다. 특정 후보에 대한 자질 논란도 일고 있다. 의회 안팎에서 유력 후보의 과거 불법도박과 노인비하발언 등을 문제 삼으며 의장 선출 과정을 공개하라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이광호 인천평화복지연대 사무처장은 “의장 선출을 그들만의 리그로 끝내지 말고 후보 공개등록과 공개 검증 등을 거쳐 시민과 함께 하는 시의회를 만들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구경북은 행정통합이 현안으로 떠오르면서 후반기 의장단 선거에 관심이 커졌다. 대구시의회는 현 이만규 의장과 김대현 시의원의 대결로 좁혀졌다. 이만규 의장의 연임에 반대 목소리가 야당에서 나오기도 했지만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엔 역부족이었다. 오는 25일 이 의장이 후반기 의장으로 선출되면 시의회 출범 후 연임하는 첫 사례다. 경북도의회 후반기 의장 선거는 행정통합 문제가 변수로 떠올랐다. 의장 출마예정자들이 경북 북부와 남부 출신으로 양분됐는데 행정통합 찬반입장이 지역별로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영주와 예천을 지역구로 둔 박성만·도기욱 의원은 대구경북 행정통합 반대여론이 일고 있는 경북 북부권 출신이다. 포항을 지역구로 둔 한창화·김희수 의원은 북부권에 비해 행정통합에 덜 민감한 남부권 출신이다. 오는 28일 국민의힘 소속 도의원의 투표로 의장후보를 선출하면 사실상 확정된다.

지난 13일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후반기 의장·부의장 후보로 선출된 김진경(가운데) 정윤경(오른쪽) 의원과 최종현 민주당 대표의원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경기도의회 민주당 제공

여야 대결구도가 팽팽한 경기도의회는 신경전이 치열하다. 민주당이 77석, 국민의힘 76석, 개혁신당 2석으로 과반 정당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4선 김진경 의원을 의장후보로 선출했고 국민의힘은 윤태길(3선) 박명원(최연장자) 의원이 출마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과반 정당이 없는 만큼 개혁신당 2명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충청권과 부·울·경, 광주·전남의회는 다수의석을 차지한 여야 정당별로 속속 의장후보를 선출하고 있다. 부산시의회는 18일 국민의힘이 의총을 열어 안성민(4선) 의원의 연임을 확정했고 울산시의회 국민의힘도 이날 이성룡(3선) 부의장을, 경남도의회 국민의힘은 최학범 의원을 의장후보로 선출했다. 민주당이 압도적 다수인 전남도의회는 오는 20일, 광주시의회는 29일 각각 의장선거를 치른다. 전북특별자치도의회도 오는 20일 다수당인 민주당이 의장후보를 정한다.

일부 기초의회에선 여야가 전·후반기 의장을 번갈아 맡기로 한 약속이 파기되면서 갈등을 빚고 있다. 이 같은 협약을 했던 충북 청주시의회와 경남 거제시의회는 전반기 의장을 배출한 국민의힘이 후반기 의장 후보를 내겠다고 밝혀 후반기 원구성을 놓고 대립하고 있다. 반면 여·야 17대 17 동수로 구성된 고양시의회는 전반기 의장단 구성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힘이 협의한 사항을 그대로 지키기로 했다. 협의에 따라 전반기는 국민의힘이 후반기는 민주당이 의장을 맡는다. 민주당은 김운남 의원이 후반기 의장에 나설 계획이다.

지방의회 관계자들은 “2년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자체장 출마 등을 염두에 둔 후보들이 의회 권력을 노리는 경우가 많다”며“총선과 각종 지역현안으로 상황이 달라져 후반기 의장단 선출 경쟁이 더 치열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신일·최세호·곽재우·윤여운·방국진·이명환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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