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대표 얼굴’ 구청장과 특별한 잔치
강남구 민선8기 2주년 맞아 이색 소통
유튜브서 인기끈 ‘강남스타’ 11명 시상
“내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은 OOO이다. 빈 칸을 채워주세요.” “지금 이순간!” “이웃에 도움을 줄 때.” "봉사할 때."
서울 강남구 논현동 신중년 디지털 일자리센터. 사회자 질문을 기다렸다는 듯 답변이 이어진다. 한 남성이 “아내와 결혼할 때”라고 이야기하자 “너무 가까이 지내시는 것 아니냐”는 대꾸도 나왔다. 지난 2년간 강남구를 빛나게 만들었던 ‘대표 얼굴’들이다.
19일 강남구에 따르면 구는 민선 8기 2주년을 앞두고 공식 유튜브에서 인기를 끌었던 주민 11명을 초청해 특별한 잔치를 열었다. ‘웰컴투강남구’ ‘강톡’ 등 강남라이프티브이 출연자 가운데 주민들에게 입소문이 난 ‘스타’들이다. ‘모여라! 강남스타’라고 이름붙인 자리에는 조성명 구청장이 함께했다. 주민들은 즉석에서 조 구청장을 또한명의 ‘강남스타’로 명명했다.
자신의 자리에서 열정을 갖고 유쾌하게 살아가는 모습으로 이웃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선사했던 강남스타 면면은 다양하다. 수서평생학습센터에서 피아노를 배우는 초등학생부터 전통시장 청년 상인회장, 일원평생학습센터 시니어 모델 등이다. 이웃을 위해 4000시간을 할애한 자원봉사자, 스스로도 장애인이면서 보다 어려운 환경에 처한 발달장애인들에게 도움을 주는 보조강사도 있다. 구는 이들이 공식 유튜브 조회수를 높인 일등공신이자 명실상부한 강남스타라고 인정해 상장부터 수여했다. 시상에 나선 조성명 구청장은 “탁월한 열정과 재능으로 강남구의 밝은 미래를 그리고 주민에게 무한한 자긍심을 심어주었다”며 “자랑스러운 2024 강남스타”라고 강조했다.
동네를 빛낸 스타들은 서로의 활동을 공유하는 동시에 조성명 구청장과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디지털 일자리센터라는 공간에 걸맞게 인공지능 도움을 받아 작곡한 축가와 주인공들 사진을 그림처럼 변환시킨 현수막 등으로 우선 분위기를 띄웠다.
서로의 근황을 전하는 시간에는 웃음과 눈물이 교차했다. 청년 상인회장은 “야시장을 열거나 맥주축제를 할 때마다 구청장이 동참해 응원, 상인들이 힘을 얻고 있다”며 “젊고 활력이 넘치는 전통시장을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의류 판매업을 하다가 코로나19로 위기를 맞았다는 일명 ‘압구정 토박이’ 주민은 “정든 동네를 떠나고 싶지 않아서 1년간 요리를 배우며 버티다 음식점으로 전환했다”며 “로데오거리 활성화에 신경 써 달라”고 주문했다. 조 구청장은 “강남 거리와 상권이 주민들 힘으로 다시 일어나고 있다”며 “주민참여축제 등을 개최해 힘을 싣겠다”고 화답했다.
주민들은 특히 강남구 평생학습 강좌를 통해 새로운 인생을 열었다고 입을 모았다. 수채화 캐리커쳐 등 11개 강좌를 수강하고 있는 연인숙(57·개포3동)씨가 대표적이다. 그는 “직장생활을 할 때는 문화센터 다니는 사람들을 한심하게 생각했는데 실제 이용해보니 수준이 높다”며 “대학때도 못했던 걸 배우는 요즘 행복하다”고 말했다.
오진수(62·수서동)씨는 퇴직 이후 동네부터 인근 일원동과 수서동까지 평생학습센터 강좌를 섭렵하고 있다. 성악으로 주민들에게 얼굴을 알린 그는 지금 이탈리아어에 심취해 있다. 오씨는 “강남에 참 잘 왔다고 생각한다”며 “평생학습 덕분에 남은 평생이 더 기대된다”고 말했다.
조성명 강남구청장은 “강남스타라는 이름에 걸맞게 끼와 재능이 넘치는 주민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으니 강남구 주민의 일원으로서 자랑스럽다”며 “주민들과 진실하게 소통하면서 강남의 빛나는 미래를 일구기 위해 더 열심히 뛰겠다”고 약속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