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인 SPC 회장, 민노총 탈퇴 종용 혐의 부인

2024-06-19 13:00:01 게재

“불법 수단 동원 안해”

허영인 SPC회장이 파리바게뜨 제빵 기사들에게 민주노총 탈퇴를 종용한 혐의로 기소된 첫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2부(조승우 부장판사)는 18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허 회장 등 SPC 관계자 19명에 대한 첫 재판을 진행했다.

허 회장측 변호인은 “민주노총 조합(빠리바게뜨지회)이 불법 시위를 이어가며 회사의 이미지를 폄훼하자, 회사가 제빵기사들에게 민주노총을 탈퇴하고 한국노총 조합(PB파트너즈노조) 가입을 권유한 것”이라며 “민주노총을 탈퇴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는 등 불법적인 수단을 동원한 것은 아니다”라고 탈퇴 종용 혐의를 부인했다. 이어 허 회장측은 한국노총 노조를 어용노조로 활용했다는 공소사실도 부인했다. 변호인은 “한국노총 노조는 어용노조고, 민주노총 노조는 근로자 권익을 대변한다는 검찰의 전제 자체가 잘못됐다”며 “한국노총 노조가 어용노조라 한다면 근로자 80%에 달하는 4000여명이 가입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소수 노조가 느낄 수 있는 소외감에 대해 주의깊게 챙기지 못해 깊이 반성하고 후회한다”며 “복수노조를 처음 경험하는 회사 입장에서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해 벌어진 일로, 전형적인 부당 노동행위와는 결을 달리한다”고 말했다.

반면 황 대표측은 허 회장 지시로 제빵기사들에게 민주노총 탈퇴를 종용한 사실을 인정했다. 황 대표측 변호인은 “실제 관여한 당사자들이 법에서 정한 처벌을 받고 잘못된 노사 관행을 바로 잡는 게 올바르다고 생각한다”며 “사실관계를 밝히고 책임을 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재판에는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 30여명이 방청객으로 참석했다. 재판이 끝난 후 법정 앞에서 일부 조합원이 “잘못을 인정하라”며 고성을 질러 한때 소란이 빚어졌다. 피고인과 조합원들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허 회장은 황 대표 등과 함께 2021년 2월~2022년 7월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파리바게뜨지회 조합원 570여명을 상대로 노조탈퇴를 종용하거나 승진 인사에서 불이익을 주는 형태의 부당노동행위를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이들이 민주노총 지회 조합원은 승진에 불이익을 주면서 사측에 친화적인 한국노총 식품노련 피비파트너즈노조의 조합원 모집은 지원하는 등 ‘노노갈등’을 유발했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서원호 기자 o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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