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해광업공단, 자원개발 실패로 8년간 자본잠식

2024-06-19 13:00:06 게재

누적회수율 22.9%

가스공사는 47.8%

한국광해광업공단 해외자원개발 사업의 누적회수율이 22.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00억원을 투자하고 약 23억원만 회수했다는 얘기다. 한국석유공사의 자원개발 종료사업 누적회수율 30.1%보다 낮다. 한국가스공사의 해외자원개발 사업 누적회수율은 47.8%로 자원개발 공기업 3사중 가장 높았다.

1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허종식 의원(더불어민주당, 인천 동구미추홀구갑)에 따르면 광물공사는 현재 진행중인 자원개발 사업이 14개(탐사 3, 개발 2, 생산 9)다. 이들 14개 사업에 5조4468억원을 투자해 8310억원을 회수, 회수율은 15.3%다.

한전이 외국기업에 매각한 것을 다시 매입한 호주 와이옹광산에서는 704억원을 투자해 244억원(회수율 34.7%)을 벌어들였다.

마다가스카르의 암바토비 광산에서는 2조4457억원을 투자했으나 546억원(2.2%)을 회수하는데 그쳤다. 연간 니켈 3만5000톤, 코발트 3400톤 등이 생산되는 암바토비 광산에선 순손실 규모가 2022년 306억원에서 2023년 1698억원으로 급증했다.

멕시코 볼레오 구리광산에서는 1조8772억원을 투자해 2073억원(11.0%)을 회수했다. 순손실은 2022년 2200억원, 2023년 2606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광해광업공단은 볼레오광산 매각을 적극 추진 중이다. 5월에는 담당임원이 볼레오 프로젝트 잠재매수자 및 매각주간사 업무협의를 위해 칠레를 방문하기도 했다.

파나마 꼬브레파나마(동) 프로젝트는 지난해 228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광해광업공단 해외투자사업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말 파나마 대법원이 파나마 정부와 꼬브레파나마측간 광업권 계약을 위헌이라고 판결하면서 광물생산이 중단되는 악재에 직면했다.

광해광업공단은 이 외에 33개 자원개발사업을 종료했다. 10개 사업은 회수액이 투자액을 넘어섰고, 12개는 손실을 입었으며, 11개는 회수액이 제로(0원)였다.

칠레 산토도밍고 구리광산에서는 2639억원을 투자해 877억원을 회수(33.2%)했으며, 캐나다 캡스톤 구리광산에서는 1961억원을 투자해 1973억원(100.6%)을 벌었다.

광해광업공단은 진행 중이거나 종료한 자원개발사업 총 47개 프로젝트에 6조2739억원을 투자해 1조4357억원을 회수, 누적회수율은 22.9%로 조사됐다.

2021년 9월 출범한 광해광업공단은 자원개발 실패로 시작부터 지금까지 자본잠식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2023년 기준 자본 △2조5422억원, 부채 8조120억원이다.

광해광업공단 출범에 앞서 청산한 광물자원공사는 부채비율이 2014년 219.5%에서 2015년 69.0%로 급증한 이후 2016년부터 2021년까지 자본잠식에 빠져있었다. 현재까지 8년째 자본잠식 상태다.

한국가스공사의 자원개발 프로젝트는 진행(탐사·개발·생산) 중인 사업 23개, 종료사업 8개 등 총 31개다. 진행 중인 사업에서는 100% 이상 회수한 곳과 회수액보다 투자액이 많은 곳이 각각 7개, 회수액이 전무한 곳 9개였다.

가스공사는 31개 프로젝트에 128억1100만달러를 투자, 총 회수액은 61억2900만달러로 집계됐다. 누적회수율은 47.8%다.

2023년 가스공사 재무구조는 자본 9조8260억원, 부채 47조4287억원, 부채비율 483%를 기록하고 있다. 주택용 도시가스 요금을 제때 올리지 못해 미수금도 13조5000억원에 달한다.

최연혜 가스공사 사장은 “현재 미수금 규모는 전 직원이 30년간 무보수로 일해도 회수가 불가능하다”며 요금 정상화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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