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동상 경북도청 앞 광장으로 간다
추진위 출범 순수 민간성금 마련
경북도, 민간차원 추진 수용 결정
대구에 세우려 했던 민간차원의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이 경북도청 앞 광장에 세워질 전망이다.
박정희대통령동상건립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는 19일 경북도청 안민관 다목적홀에서 경북도청 앞 광장에 박정희대통령 동상을 세우기 위한 2기 추진위 출범식을 개최하고 국민성금 모금 운동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추진위는 “대구에 박정희 대통령 동상 건립을 목표로 지난해 11월 각계인사 300여명이 동상 모형을 제작하고 국민성금 모금을 위한 행정절차를 준비해 왔으나 지난 3월 홍준표 대구시장이 대구시 예산으로 독자적으로 동상을 건립하겠다는 의지를 밝히자 경북도에 동상건립을 추진하기로 방향을 전환했다”고 밝혔다.
추진위는 지난 3월 이철우 경북지사와 면담한 자리에서 경상북도청 앞 광장(천년숲)에 국민성금으로 박정희대통령 동상을 세우는 방안을 제안했고 이철우 지사도 순수 민간단체의 성금으로 동상을 세우는 것에 동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출범한 2기 추진위는 모금과 홍보를 위해 경북도 22개 시군별 지역본부를 설치하고 다른 지역에는 광역자치단체별 본부를 두기로 했다.
추진위는 또 이날 5인의 공동위원장과 5인의 상임고문을 추대하고 자문위원장에는 박명재 전 행정자치부 장관을 선임했다.
추진위는 이날 동상모형을 포함한 동상건립 디자인을 공개했다. 동상 좌대 앞면에 ‘민족중흥의 위대한 총설계사’ 박정희(1917-1979), 뒷면에는 박정희 대통령이 꿈꾼 대한민국의 비전이 어록형태로 각각 새겨진다. 동상 높이는 좌대 포함 10m로 하고 배경석에는 박정희 대통령 업적과 추진위원 명단을 넣을 계획이다.
추진위는 회원 1만명 가입으로 10억원의 기부금을 모집하는 방안과 10만명의 국민이 1만원씩 내는 국민성금 모금 방안을 결합해 모금활동을 전개해 오는 11월 14일 동상 제막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추진위 관계자는 “관주도로 시민참여가 배제된 가운데 세금으로 동상을 건립하는 대구시 계획보다 민주도로 국민성금으로 동상을 건립하는 경북도 계획이 박정희 정신을 후세대에 계승하고 전파하는데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은 18일 “이철우 지사와 도청에 동상을 세우는데 합의했다는 추진위의 주장이 사실인 지 도민 앞에 당장 밝혀야 한다”며 “민의를 외면하고 낡은 지역주의를 동원해 박정희 우상화에 앞장서는 이철우 도지사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1000억원 짜리 ‘박정희 숭모관’ 논란에 이어 50억원의 혈세를 들여 조성한 경주 관광역사공원 곳곳에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동상을 세우는 등 박정희 우상화에 앞장서 온 이철우 지사가 이번에는 경북도청 앞마당에 박정희 동상을 세우기로 합의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북도는 이와 관련 “전남도청 앞에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상이 세워져 있기에 민간단체 차원에서 동상을 건립하는데는 문제가 될 소지가 없다고 판단해 추진위의 제안을 수용했다”고 밝혔다.
경북도 관계자는 “지역 출신의 전임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순수 민간단체가 주도하고 국민성금으로 재원을 조달해 추진하는 사업으로 예산지원을 하지 않는 경북도가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