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 아파트화재 스프링클러 작동 안해
주민 등 113명 대피소동
옥상대피 주민 헬기구조
출동 소방관 17명 다쳐
19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추가 폭발로 소방대원 17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아파트 지하 2층 시작된 불은 건물에 설치된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으면서 초기진화에 실패하면서 화재진압에 11시간이 걸렸고, 그 사이 주민 110여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불은 이날 오전 8시 2분쯤 이 아파트 지하 2층 재활용품 분리수거함에서 시작됐다. 불길은 지하 2층 주차장과 지하 1층 상가까지 번졌다. 이 불로 아파트 주민 등 113명이 대피했다. 대피 과정에서 주민 42명이 연기를 마셨지만 병원으로 이송되지는 않았다.
소방당국은 화재가 커진 이유를 불길이 시작된 지하 2층에 설치된 스크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결국 불은 지하 1층 상가까지 번졌고 열기와 연기 때문에 현장 진입이 어려워 화재진압에 긴 시간이 걸렸다.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2시간 35분 만인 오전 10시 37분쯤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소방인력 349명, 장비 93대 등 관할 소방서 인력과 장비를 모두 투입했다. 불이 난 곳이 23층짜리 고층아파트여서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해 내린 조치다.
화재진압이 한창이던 오후 3시쯤 지상 1층 상가에서 폭발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 폭발로 진화와 구조작업을 벌이던 소방대원 등 17명이 경상을 입었고, 이 가운데 11명은 병원으로 옮겨졌다.
화재진압이 길어진데다 연기와 냄새가 올라오면서 옥상으로 대피해 있던 일부 주민을 구조하기 위해 오후 6시쯤 소방헬기가 투입됐다. 폭염 속 옥상에 대피 중이던 주민 6명 중 90대 여성 전 모씨는 헬기로 이송됐고, 나머지 5명은 소방대원 유도를 따라 건물을 빠져나왔다.
불길은 화재 발생 11시간 42분 만인 오후 7시 44분쯤 잡혔다. 서울소방본부 관계자는 “20일 현장검증과 감식을 통해 정확한 화재원인과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은 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