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환자 생명 구한 119
‘말없이 톡톡’ 후두암환자 신고도 잡아내
소방청 119상황관리 우수사례 경연대회
“치과 예약 환자와 통화했는데 아무래도 이상한 것 같아요.” 지난해 10월 세종시의 한 치과 치위생사 A씨가 접수한 119 신고전화다. 당시 A씨는 친료예약 후 방문하지 않은 B씨와 통화하던 중 어눌한 말투에 이상 낌새를 감지하고 119에 신고했다. 신고접수요원은 B씨의 뇌졸중 전조증상이 의심됐지만 구조대상자의 위치가 불명확해 거주지의 이웃주민과 의용소방대 마을이장 등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주변인들의 도움 덕분에 구조대상자의 위치를 확인, 신속하게 병원으로 이송할 수 있었다.
치위생사의 적극적인 신고, 상황요원의 뛰어난 기지, 그리고 시민의 공조로 위급상황에 처한 뇌졸중 환자를 살려낸 사례로, 20일 소방청이 개최한 ‘제5회 상황관리 우수사례 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소방청은 이날 경연대회에서 전국 시·도 소방본부별로 제출한 우수사례 19건 가운데 상황 대응시 침착성, 문제해결능력, 유관기관과의 협업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세종소방본부가 제출한 이 사례를 최우수상으로 선정했다. 일반적으로 뇌졸중 환자의 골든타임은 3~5시간 정도인데 소방과 시민의 공조로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데 기여한 점이 높이 평가됐다.
이 밖에도 극단적 선택을 하려던 신고자의 핸드폰 위치정보를 조회해 구급대에 제공, 소중한 생명을 구한 부산소방본부와 경남소방반부 사례가 우수상을 수상했다. 또 말없이 수화기만 ‘톡톡’ 두드리던 후두암 환자의 작은 신호를 놓치지 않고 119 필요여부를 확인, 정확한 주소를 문자메시지로 유도해 위기상황에 대처한 경북소방본부 사례는 장려상을 수상했다. 이 밖에도 인천·충남·경기·경기북부 소방본부 사례도 장려상을 받았다.
소방청 119종합상황실 자료에 따르면 연간 1100만건이 넘는 119 신고가 접수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약 20%는 무응답 또는 오접속 신고다. 하지만 이 20% 신고전화 가운데서도 도움을 필요로 하는 위급 상황이 있을 수 있고, 상황근무자가 이를 찾아내 대응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백승두 소방청 119종합상황실장은 “신고접수 단계부터 재난대응은 시작된다”며 “제한된 상황실 인력으로 모든 무응답·오접속 전화에 일일이 대응하기는 어렵지만 이번에 상을 받은 사례처들은 조금이라도 의심이 될 경우 끝까지 상황을 추적해 소중한 생명을 구한 상황근무자의 기지와 끈기가 돋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소방청은 앞으로도 다양한 상황관리 사례를 발굴해 전국 119상황실 상황근무자들에게 전파하고, 유사사례에 신속하고 융통성 있게 대응할 수 있도록 교육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