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급락 영국 보수당 총선 ‘폭망’ 예고
텔레그라프 “365석→ 53석”
‘총선일 맞추기 도박’ 의혹도
영국 총선을 2주 앞둔 여론조사에서 집권 보수당이 지지율 급락을 보이며 ‘폭망’이 예고됐다. 19일 발표된 두 여론조사 결과에서 보수당은 1834년 창당 이후 190년 만에 가장 적은 의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됐다.
일간 텔레그래프가 사반타에 의뢰해 실시한 조사에서는 2019년 총선에서 하원 의석 365석을 얻었던 보수당이 이번 총선에서 단 53석을 얻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수낵 총리는 지역구에서 패배해 현직 총리가 의석을 잃는 첫 사례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노동당은 516석을 얻어 나머지 당들보다 382석 많은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됐다. 스카이뉴스가 유고브에 의뢰한 조사에서는 노동당 425석, 보수당 108석으로 예상됐다.
이런 와중에 보수당이 ‘도박 게이트’에 휩싸였다. 20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규제 당국인 도박위원회는 총선 날짜와 관련한 도박 의혹에 대해 브리스틀 노스웨스트 지역구의 보수당 후보인 로라 손더스와 보수당 주요 보직자 토니 리를 조사 중이다. 보수당 대변인은 “도박위원회로부터 몇 명에 대한 연락을 받았다”며 “위원회는 독립 기구인 만큼 결론이 날 때까지 추가 언급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손더스 후보의 남편인 토니 리는 보수당의 선거운동 책임자다. 이들 모두 총선일이 언제인지를 두고 베팅했는지, 돈을 얼마나 걸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도박위원회는 앞서 리시 수낵 총리의 의회 보좌관으로 일했던 크레이그 윌리엄스에 대한 조사에도 착수했다.
몽고메리셔 글린더 지역구 후보로 출마한 윌리엄스는 수낵 총리가 총선일을 발표하기 사흘 전인 5월 19일 온라인 베팅 사이트에서 총선이 7월이라는 데 100파운드(약 17만5000원)를 걸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내 인사는 아니지만 수낵 총리 근접 경호를 맡는 보안팀 소속 경찰관 1명도 지난 17일 총선일을 두고 돈을 건 혐의로 체포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났다.
영국에서 총선이 올가을 치러질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졌던 만큼 지난달 수낵 총리가 7월 4일 총선을 선언한 것은 의외였는데 이들은 7월에 총선이 있다는 데 돈을 걸었다는 것이다. 현행 도박법에 따르면 부당 이익을 얻기 위해 기밀 정보를 이용해 베팅하는 것은 범죄 행위가 될 수 있다.
장병호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