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당원게시판 반격 시작?…친윤, 특검법 재표결 앞두고 확전 부담
29일 ‘허위사실 유포’ 유튜버 고발 예정
신지호, 김건희 여사 고모 글 언급하며 맞불
권성동 “김건희 특검법 연계, 해당 행위”
국민의힘 당원게시판 논란으로 친윤계와 친한계간 갈등이 격화된 가운데 그동안 소극적으로 대응해온 한동훈 대표측이 적극 대응으로 태세를 전환한 분위기다. 한 대표측은 친윤계를 향해 게시글 전수조사 검증을 제안하는 한편 허위사실을 유포한 유튜버를 고발할 방침임을 밝혔다. 한 대표 측의 고발을 기점으로 약 3주간 들끓었던 당원게시판 논란이 일단락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친한계 인사는 27일 “한 대표가 고발을 결심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면서 “고발을 하면 이것으로 답이 된 것이니까 앞으로 이 문제를 더 키우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고발을 하는 게 (시민단체 고발 수사보다) 빨리 확인되는 길”이라면서 “고발로 이 문제가 일단락되면 다른 현안에 대해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그동안 이 사안에 대해 “건건이 대응하지 않겠다”며 말을 아껴왔다. 한 대표의 이러한 태도는 “당당하면 왜 고발을 하지 않느냐”는 공세의 빌미를 제공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조만간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유튜버 등을 고발하기로 하면서 이러한 의구심을 다소 불식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장인 주진우 의원은 27일 SBS 라디오에서 “의혹 제기가 유튜버 중심으로 되다 보니까 논리비약도 심하고, 글의 개수나 기본적인 팩트 자체가 안 맞는다”면서 “법적조치가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오는 29일 당원게시판 논란 관련 허위사실을 유포한 유튜버들을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관련 의혹을 적극 제기하고 있는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에 대한 고발 여부에 대해 주 위원장은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친한계 신지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은 당 법률자문위원회가 논란이 된 게시글 1086개를 전수조사해 ‘특별히 문제될 만한 글들이 없었다’고 발표한 것을 두고 친윤계 일각에서 ‘방탄조사’라고 비판하는 데 대해 “친윤계에서 대표 선수 2명을 뽑아 이 전수조사가 제대로 된 건지 검증해보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신 부총장은 27일 채널A 유튜브에 출연해 “김건희 여사 고모라는 분이 페이스북에 (당원 게시판 의혹과 관련해) 한동훈 집안에 대해 ‘벼락 맞아 뒈질 집안’이라는 표현을 쓴다”면서 “대통령실 관계자가 사적인 통화에서 (한 대표에 대한) 욕설을 하고, 김 여사 고모가 이런 식의 저주를 (하는 것을) 다 알고 있지만, (우리는) 문제 안 삼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가 왜 이 소동을 시작했는가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소박한 의문에서 시작된 게 아니고 정치 공작으로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친한계에서 당원게시판 논란을 ‘정치 공작’으로 규정하고 뒤늦게 고발 카드를 꺼내며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이미 의혹이 커질 대로 커진 상황에서 한 대표를 향한 공세는 쉽사리 잦아들지 않을 전망이다.
중도 성향의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28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의혹에 대해서 제대로 된 어떤 말씀이 없다 보니까 많은 의원들도 이게 정말 문제가 있는 건가 아니면 정말 가족들이 올리신 건가 하는 각종 추측들이 양산되기 시작했다”면서 “대표께서 여기에 대해서 사실관계에 대해서 한번 언급을 해 주시고 끊고 넘어가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반면 친윤계에서는 내달 10일 예정된 김건희 특검법 재표결을 의식해 확전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권성동 의원은 여권 내에서 당원게시판 논란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연계시킨다면 “명백한 해당 행위”라고 말했다. 권 의원은 28일 오전 서울 공군호텔에서 열린 ‘포럼 새미준 정기세미나’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권 의원은 이날 특강에서 당원게시판 논란을 언급하며 “저는 한동훈 대표가 이 문제의 해결의 키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 문제는 간단하다. 누가 했는지 당 지도부가 파악하면 깨끗이 해결된다. 실수가 있으면 잘못을 사과하고, 억울하면 법적조치를 취하면 된다“고 말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