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곳곳 아파트 난개발 논란에 몸살
자연녹지 용도변경 반발
지방의회 “개발특혜 중지”
부산 곳곳에서 아파트 난개발 논란이 일고 있다.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와 부산환경회의는 20일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기대공원 난개발을 승인한 부산시를 규탄한다”며 “남구청은 아파트 건립 사업계획을 반려하라”고 촉구했다.
현재 개발사업자는 이기대공원 입구에 지상 31층 3개동 아파트 건립을 추진 중이다.
이기대공원은 광안리와 해운대를 모두 조망할 수 있는 도심 내 수변공원으로 자리 잡은 곳이다. 시는 지난해까지 737억 원을 들여 이기대공원 내 사유지를 매입하는 등 이 곳을 세계적인 문화예술공원으로 만든다는 큰 그림을 그려왔다. 남구 역시 해양레저관광단지를 만들겠다며 관광호텔과 선박 100대를 댈 수 있는 계류시설과 수상카페, 선박 수리시설 등을 계획 중이다.
하지만 부산시는 지난 2월 주택사업공동심의위에서 개발안을 통과시키며 남구의 행정절차만 남은 상태다.
이경영 남구의회 의원은 이날 본회의에서 “공적 자산을 사유화하고 이기대 입구에 막무가내로 아파트를 짓는 게 말이 안 된다”며 개발 중지를 남구청에 요구했다.
시의회에서도 시의 부실심의에 문제를 제기한다. 서지연 시의원은 18일 본회의에서 “최대 용적률 250% 아파트를 지으려 하면서 형식적 심의에 그쳤다”며 “부산시가 시민의 이익은 충분하게 확보하지 않으면서 업체의 이익은 가장 먼저 보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근 부산은 초고층 아파트로 인한 개발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공원은 물론 아파트를 지을 수 없는 공업용지와 대학교 부지 내 자연녹지들을 준주거기역 혹은 일반상업지역으로 용도변경해 초고층 아파트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운대 한진CY부지와 기장군 한국유리부지, 사하구 다대한진중공업부지 등에는 49층에서 최고 66층의 초고층 아파트들이 각각 2000~4000세대 들어선다.
자연녹지가 대부분인 부산외국어대 부지도 49층 아파트 2500세대 단지로 개발될 예정이다. 국비 투입이 예정된 100년 역사의 구덕운동장 재개발사업에도 어김없이 49층 아파트 개발안이 등장했다.
시의회에서도 최근 시의 이런 개발안에 대해 제동을 거는 중이다. 시의회는 6월 임시회에서 부산외대와 구덕운동장 개발안 의견청취안에 대해 모두 심사보류시켰다.
부산참여연대는 논평을 통해 “부산시가 토건사업에 경도된 시정을 하고 있다”며 “난개발을 독려하고 묵인하는 정책을 즉각 중단하라”고 밝혔다.
곽재우 기자 dolboc@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