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노소영, SK서린빌딩서 나가야”
“임대차계약에 정한 날짜에 적법한 해지”
SK이노에 부동산 인도·10억여원도 지급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SK이노베이션과 벌인 부동산 명도소송 1심에서 졌다. 이에 따라 노 관장은 SK 서린빌딩에서 나가게됐다.
서울중앙지앙법원 민사36단독 이재은 부장판사는 21일 SK이노베이션이 아트센터 나비(나비)를 상대로 낸 부동산인도등 청구소송에서 “나비는 미술관을 인도하고, 계약이 해지된 2019년 10월 이후 발생한 관리비 및 전차료 상당의 손해배상금 10억456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SK이노베이션측은 노 관장측과 체결한 전대차계약에 따라 2019년 3월 서면으로 같은 9월을 해지일로 하는 적법한 계약 해지 통보를 했으므로 노 관장측은 목적물을 인도할 의무가 있다”며 “원고측이 미납된 관리유지비와 전차료 등을 이유로 청구한 금액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노 관장측이 주장한 배임행위에 따른 무효 주장도 받아주지 않았다. 노 관장측은 SK이노베이션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 관장의 지난해 12월 이혼 소송 1심 선고 이후 돌연 소를 제기한 것은 계약 위반과 배임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것이 계약위반이라거나 배임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증거가 없고 다른 소송(이혼 소송)의 결과를 기다려야 할 특수성도 없다”고 밝혔다.
재판을 마친 뒤 노 관장측 법률대리인 이상원 변호사는 “25년 전 최 회장의 요청으로 이전한 미술관인데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항소 여부는 생각해 볼 예정으로 이 무더위에 갈 데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 여러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SK이노베이션측은 “이번 판결은 피고측 주장과 달리 이혼소송과는 무관할 뿐아니라 아트센터 나비가 지난 수년간 미술관 고유의 전시활동이 별로 없었던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아트센터 나비는 이미 다른 곳에 전시 공간을 보유하고 있고, 120억원이 넘는 현금성 자산의 여유도 가지고 있어 이전에는 전혀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아트센터 나비는 서울 종로구 SK그룹 본사 서린빌딩 2층에 자리잡고 있다. 노 관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 모친이 1997년 6월 사망한 후 그가 운영하던 SK그룹 산하 워커힐 미술관 관장을 맡은 후 2000년 12월부터 명칭을 아트센터 나비로 바꿔 운영해왔다. 그러다 건물을 관리하는 SK이노베이션이 계약 해지를 통보하면서 갈등은 법정 다툼으로 이어졌다.
한편 지난달 30일 노 관장과 최 회장의 이혼소송 항소심 재판부는 ‘위자료 20억원’ 선고의 이유로 ‘최 회장이 동거인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에게는 재단 설립을 지원해줬지만, 노 관장은 퇴거 소송 중이라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