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공공배달앱 '대구로' 연착륙
3년만에 시장점유율 10%
“효율성·공공성 모두 확보”
대구시 공공배달앱 ‘대구로’가 비관 일색이었던 시장의 전망과 달리 거대 민간 배달앱에 맞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여 눈길을 끈다. 출시 3년만에 시장점유율 10%를 기록했고 각종 공공서비스를 추가해 시민들이 일상편의를 누리는 종합 플랫폼으로 도약하고 있다.
24일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로는 전국 시·도 공공배달앱 가운데 후발 주자로 꼽힌다. 민간 독과점 폐해에 따른 지역 소상공인 부담을 덜고 지역에서 발생한 부가가치가 빠져나가는 걸 막기 위해 2021년 8월 출시했다.
당시 시장 반응은 냉소적이었다. ‘다윗과 골리앗 싸움’ ‘계란으로 바위치기’ 등 민간기업 희생양이 될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 일색이었다. 하지만 두달 반만에 주문액 100억원을 돌파해 최단기록을 세우며 시장에 연착륙했다. 시는 2022년 12월 택시호출 서비스 ‘대구로 택시’를 시작으로 전통시장 묶음배송과 꽃다발, 아동급식카드 결제, 시내버스 운행정보 제공 등을 더했다. 모바일 온누리상품권 결제와 법인전용 비즈니스 서비스도 있다. 오는 7월에는 대리운전 서비스를 출시한다.
지난달 말 기준 대구로 회원은 54만명이다. 대구시민 4명 중 1명(23%)이 회원인 셈이다. 배달앱 누적주문 건수는 673만건으로 하루평균 6659건에 달한다. 특히 택시호출은 총 361만건, 하루 최대 1만1460건으로 시민들 호응이 크다. 시장 점유율은 약 10%. 이미 폐지됐거나 1~2%대 점유율에 불과한 다른 공공배달앱과 대조적이다.
대구시는 대구로 출시 이후 민간 대비 소상공인 수수료 부담을 최소 103억원 이상 절감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대구로 택시 역시 민간과 비교하면 수수료가 건당 200원으로 저렴하다. 택시기사 부담은 한달 최대 3만원이다. 시는 “민간 배달앱은 통상 3~4일이 소요되는데 대구로는 주문 결제에서 정산까지 실시간으로 이뤄진다”며 “소상공인들 자금 유통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소상공인 수수료 100억원 이상 절감 = 시민들 입장에서는 할인효과가 크다. 대구로페이로 결제하면 5% 추가할인 혜택을 받는다. 충전 당시 7% 할인을 더하면 총 12% 할인 혜택이 있다. 음식배달 뿐 아니라 택시 전통시장 꽃배달 쇼핑몰(전자관)을 이용할 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절감한 수수료를 다시 할인혜택으로 돌려주는 ‘착한매장’도 있다. 지난해 6월 대구로에 탑재한 아동급식카드 가맹점이다. 이들 매장에서 주문하면 자동할인 1000원에 착한매장 할인권 1000원까지 2000원 할인혜택이 있다. 5월 현재 착한매장 1614곳에서 총 13만9000끼니를 배달했다.
정장수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대기업 독점구조를 혁파하고 지역 소상공인들을 보호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정 부시장은 “예산을 들여 직접 사업을 진행한 다른 지자체와는 달리 민간 기술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공공편의 서비스는 대구시가 담당했다”며 “대구로 생존과 성장비결은 효율성과 공공성을 모두 확보한 점”이라고 강조했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