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내륙특별법, 시행 전 개정요구 잇따라
25일 공포, 27일 시행
충북 “알맹이 없는 맹탕”
충북도 등 중부내륙 지방자치단체들이 시행을 앞둔 ‘중부내륙연계발전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중부내륙특별법)의 개정을 추진하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정부는 25일 중부내륙특별법 시행령을 공포했다. 해당 법은 27일부터 시행된다.
이번 시행령은 지역의 범위, 발전종합계획 수립 방법, 협의회 구성·운영 방법, 사업시행 방법 및 절차 규정, 지원 특례의 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정했다.
우선 지역 범위는 8개 시·도와 27개 기초지자체로 규정했다. 충북은 11개 시·군이 모두 포함됐고 대전(동·유성·대덕) 세종 경기(이천·안성·여주) 강원(원주·영월) 충남(천안·금산) 전북(무주) 경북(김천·영주·상주·문경·예천) 등이다.
중부내륙연계발전지역협의회는 공동위원장 8명을 포함한 32명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하고 공동위원장은 해당 지역 시·도지사로 했다. 국가보조금 지원 특례는 기존 보조율보다 20% 상향해 지원할 수 있다.
중부내륙특별법이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오히려 지역에선 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해당 법안 제정에 앞장섰던 충북도 등은 개정 추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어렵게 특별법을 제정했지만 규제완화나 재정지원 등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최근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도민의 숙원인 중부내륙특별법의 성과를 내려면 개정안이 절실하다”며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국회와 소통에 집중해달라”고 요청했다.
김영환 지사는 지난 18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쓴 자필편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김 지사는 이 편지에서 청남대 규제에 대해 “비과학적이고 비상식적인 규제”로 규정하고 획기적인 규제완화를 주장했다. 충북도의 경우 남부는 금강수계인 대청댐, 북부는 한강수계인 충주댐 등이 위치해 중복 규제를 받고 있다.
충북도의회도 지난 18일 토론회를 개최하고 개정 방향을 논의했다. 이들은 토론회를 통해 충북이 가진 자연환경을 보존하면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뤄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 같은 시도가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규제완화 대상이 대부분 상수원보호구역이기 때문이다. 자칫 환경파괴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 상수원 보호의 수혜자 중에 충북도민이 포함된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상정 충북도의원은 “중부내륙특별법이 알맹이가 빠진 법안이라 개정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면서 “이번 도의회 토론회에선 참석자 대부분이 합리적인 안을 도출해야 한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말했다.
충북도 관계자는 “환경을 파괴하자는 규제완화가 아니라 합리적인 규제완화를 하자는 것”이라며 “7월 초 최종 개정안을 도출해 나머지 시·도, 지역 정치권 등과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부내륙특별법은 중부 내륙의 지속가능한 발전, 합리적 규제, 지역산업 발전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해 이들 지역의 활력을 도모하고 국가균형발전의 거점지역으로 만들기 위해 지난해 12월 제정됐다.
윤여운·김신일 기자 yuyoo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