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남 휴대전화 포렌식 증거 채택 관심
헌재, 이정섭 검사 탄핵 3차변론 주요 쟁점
처남 불출석 … 포렌식 업체 대표만 출석
비위 의혹 등으로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심판을 받고 있는 이정섭 대전고검 검사 직무대리(차장검사)의 3차 변론의 쟁점은 이 검사의 처남 휴대전화 포렌식을 증거로 채택할지 여부다. 증인으로 채택된 이 검사의 처남은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으며, 처남의 휴대전화 포렌식을 했던 업체 대표만 증인으로 참석한다.
헌법재판소는 25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이 검사 탄핵 3차 변론기일을 연다.
이날 주요 쟁점은 처남 조씨의 휴대전화 포렌식 보고서의 증거 채택 여부다. 헌재는 이 검사의 처남 조씨 휴대전화 메모리를 복제한 원본 이미지 파일 분석 결과물 중 △2014년부터 지난해 2월까지 조씨와 이 검사, 조씨와 이 검사의 배우자인 조씨 누나가 주고받은 메시지 일체 △‘마약’ 등 특정 키워드 11개가 포함된 메시지 일체 등을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이 검사는 △처남 조씨의 마약 사건 특혜 △조씨가 운영하는 골프장 직원들의 범죄경력 무단 조회 △선후배 검사들에게 골프장 이용 편의 제공 △강촌 엘리시안 리조트에서 대기업 고위 임원으로부터 접대 △자녀 학교 배정을 위한 위장전입 의혹 등 헌법과 국가공무원법을 위반한 혐의 등으로 탄핵심판을 받고 있다.
이 검사 비위 의혹 제보자는 이 검사의 처남댁 강미정 조국혁신당 대변인이다. 강 대변인은 조씨 휴대전화에 이 검사 비위 기록이 남아 있다며 포렌식 업체에 포렌식을 의뢰했다.
이후 포렌식 과정에서 이 검사가 골프장 예약을 도운 검사 명단과 마약 거래자 연락처 등 조씨의 마약 거래 정황 등이 드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헌재는 강 대변인과 대기업 임원 김 모씨, 조씨의 마약사건 수사관 3명 등의 증인 채택은 기각하고 조씨와 포렌식 업체 대표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이날 변론에는 이 검사 처남 조 모씨와 휴대전화 포렌식 업체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었지만, 조씨가 헌재에 불출석 의견서를 내면서 포렌식 업체 대표만 출석할 예정이다.
탄핵심판 청구인인 국회 측은 업체 대표에게 헌재에 제출한 디지털 포렌식 자료가 원본과 동일한지, 포렌식 과정에서 인위적으로 편집하거나 조작한 것이 없는지 등을 질문할 예정이다. 국회 측은 조씨를 상대로 과거 경찰에서 마약 투약 혐의 수사를 받았던 내용에 대해 증인신문을 하려고 했다.
조씨는 증인신문에 출석하지 않는 대신 헌재에 낸 불출석 사유 진술서와 법률대리인에게 준 위임장으로 출석을 갈음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조씨의 진술서에는 마약 투약 혐의 사실을 대체로 부인하는 취지의 내용들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헌재는 3차 변론에서 조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그의 진술서로 갈음할지, 아니면 그를 다시 부를지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지난달 2차 변론에선 포렌식 결과를 증거로 채택할 것인지를 두고 공방이 있었다. 이 검사 측은 강 대변인이 조 씨 휴대전화를 동의 없이 가져가 분석을 의뢰했다며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국회 측은 부부 사이에 친족상도례가 적용되고 공익을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어 반박했다.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의 증거 채택 여부 등 상황에 따라 이날 3차 기일을 마지막으로 변론이 종결될 가능성도 있다.
한편 이 검사의 각종 비위 의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검찰이 수사 중이다. 이 검사에 대한 각종 비위 의혹들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가 수사 중이다.
공수처도 지난해 11월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이 검사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받고 수사4부(부장검사 이대환)에 사건을 배당한 뒤 강 대변인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는 등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 검사 측은 자녀의 위장전입 의혹을 제외한 제기된 모든 의혹들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밝혀왔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