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아내와 이혼소송을 하면서 재산 분할을 우려해 18억원을 빼돌린 남성을 재판에 넘겼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 형사1부(이승훈 부장검사)는 25일 부동산업에 종사하는 50대 남성 A씨를 강제면탈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A씨 범행을 도운 형제·자매 등 친인척 6명도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결혼 24년 만에 아내가 이혼소송을 제기하자 자신 명의 재산 20억원 가량이 분할될 것을 우려해 18억원을 몰래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이혼소송이 진행 중이던 2019년 6월부터 12월까지 본인 명의 계좌를 해지한 후 1억8000만원을 자산의 누나와 동생, 매형 등 4명에게 이체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1억4000만원 상당의 토지·건물을 지인에게 대물변제 명목으로 허위 양도한 혐의도 받는다.

A씨는 5억원 상당의 빌라를 매도하고 매매 대금 일부인 1억9000만원을 처남에게 보내 재산을 은닉한 혐의도 받는다. A씨는 재산 8억원을 분할하라는 1심 판결 이후인 2021년 11월에도 10억원 상당의 토지·건물에 형제 등의 명의로 14억원의 근저당을 설정해 허위 채무를 부담한 것처럼 꾸민 것으로 조사됐다.

A씨 아내는 이 때문에 2022년 2월 재산분할 확정판결을 받았지만 어떤 금액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피고인들의 조직적 재산 은닉으로 (피해자가) 어떤 금액도 받지 못한 상황에서 이번 수사로 피해를 회복하고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영위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