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파업으로 일차의료 공백 생기면 한의사로 감당”
한의사협회 “외래 다빈도 진료 대부분 가능”
합법화 된 ‘진단기기 사용’ 건보 적용 필요
의사 진료 거부로 지역주민의 일차의료에 공백이 생기면 한의사로 감당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한한의사협회는 동네 의사들의 외래 진료 상병 중 많은 부분은 한의사 진료로 충분히 대응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법원이 합법이라고 판결한 안전한 진단기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건강보험 적용을 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27일 한의사협회는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의사 파업 시 일차의료 공백을 대비하기 위한 정책 제안‘을 발표했다.
한의협은 의사 파업으로 일차의료 공백이 생길 경우 한의원의 진료로 감당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2019년 의과 외래 진료 다빈도 상병 가운데 비염이나 등 통증, 위염 등은 한의과 외래에서도 자주 진료하고 있다.
한의협은 의료취약지에 ’한의과 공중보건의사‘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의과 공보의는 2015년 2239명에서 2023년 1434명으로 줄었다. 의과 공보의가 부족해 읍면 지역 주민의 건강권이 침해되는 가운데 의사 집단파업에 따른 의료 공백이 더 커질 수 밖에 없는 셈이다.
현재 의사가 없는 지역의 의료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보건진료소의 보건진료 전담공무원(간호사 조산사 자격)는 90개 품목 진료를 하고 있다. 반면 한의과 공보의는 2015년 1026명에서 지난해 1057명으로 꾸준히 공보의를 공급하고 있으나 보건진료전담공무원이 하는 진료도 하지 못하고 있다.
윤성찬 한의협회장은 ”의료취약지에 의사들의 집단 휴진과 같은 보건의료위기 심각단계에서는 4주 직무교육을 받게 한 뒤 한의과 공보의를 투입할 것“을 제안했다.
한의협은 특히 의사가 예방접종을 독점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윤 회장은 ”한의사 간호사 약사 등 의료계 다른 직역에도 예방접종 시술을 가능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의사는 ’감염병 예방 및 관리를 위한 절차‘에서 역학조사나 진단검사 등은 할 수 있다. 하지만 예방접종은 할 수 없다.
한의협은”의사의 예방접종 독점에 따라 코로나19 같은 대규모 예방접종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접종 및 역학 조사를 수행할 의사 인력이 부족해질 수 있다“며 ”2015년 대한의사협회의 노인 인플루엔자(독감) 사업 참여 거부, 2021년 코로나19 예방접종 거부 등 특정 집단의 행동으로 혼란이 야기됐다“고 강조했다. 미국 유럽 등 대부분 국가에서는 간호사 약사 조산사 등 다양한 직종이 예방접종을 하고 있다.
한의협은 안전한 진단기기에 대한 한의사의 사용에 대해 법원이 합법화했음에도 복지부가 급여화를 추진하지 않고 있는 문제를 제기했다. 혈액·소변검사기, 초음파진단기기, 체외진단키트 등을 한의사가 합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만큼 진단기기 사용에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이다.
한의원에서 발목 염좌 등의 진단에 엑스레이 촬영은 필수인 만큼 ’진단용 방사선 안전관리책임자‘에 한의사를 포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복지부령에 따르면 현재 진단용 방사선 안전관리책임자에 의사 치과의사 방사선사 치과위생사를 포함해 이공계 석사 출신도 가능하도록 했지만 한의사는 없다.
윤 회장은 ”의료개혁 논의가 진행 중인데 환자의 건강과 편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