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AESA 레이다 사업 이끄는 한화시스템

2024-06-28 13:00:02 게재

KF-21에 이어 경공격기·무인기용도 개발

레이다개발과제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

국방과학연구소와 한화시스템이 개발한 능동위상배렬 레이다(AESA)가 한국형 전투기(KF-21)에 장착된 모습. 사진 한화시스템 제공
한화시스템이 전투기 ‘눈’역할을 하는 능동위상배렬 레이다(AESA) 사업 확대에 속도를 냈다. 한화시스템은 최근 국방과학연구소가 주관하는 ‘무인기용 AESA 레이다 개발’ 과제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사업을 통해 2026년 말까지 한국형 전투기(KF-21)와 복합 운용할 수 있는 무인편대기에 최적화된 AESA 레이다를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무인편대기용 AESA 레이다의 핵심은 소형·경량화다. 한화시스템은 발열이 큰 레이다를 공기만으로 냉각할 수 있는 ‘공랭식 기술’을 적용한다. 냉각 장비가 필요 없어 무게와 부피를 더 줄일 수 있다. 특히 이번 과제는 정부가 주관하는 첫 공랭식 AESA 레이다 개발 건으로, ‘국내 최초의 공랭식 AESA 레이다’가 공식 탄생할 예정이다.

레이다의 신호를 주고 받는 안테나의 핵심 부품인 송수신 블록(TRB)의 크기도 대폭 줄였다. 기존 브릭형 TRB를 타일형으로 압축해 부피를 50% 수준으로 줄여, 레이다의 성능을 유지하며 크기는 작게 만들 수 있게 됐다. 이처럼 공랭식 기술을 적용한 타일형 송수신 블록으로 소형·경량화를 이뤄낸 한화시스템의 ‘무인편대기용 AESA 레이다’는 개발완료 시 무인기는 물론 경전투기급 항공기에도 즉시 탑재가 가능하다.

AESA 레이다는 공중과 지상·해상 표적에 대한 탐지와 추적 등 다양한 임무를 동시에 수행하는 것이 가능한 최첨단 레이다다.

AESA 레이다 기술은 지난 2015년 미국이 핵심 기술이전을 거부한 이후 정부와 방위산업체가 국내 개발을 지속 추진해 온 기술이다. 당시 미국, 유럽, 이스라엘, 중국, 일본 등 소수의 선진국들만이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한화시스템과 국방과학연구소는 불과 4년 만인 2020년 8월 순수 우리 기술로만 개발한 AESA 레이다 시제 1호기를 출고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전투기·함정·지대공무기체계 등에 탑재되는 최신 레이다는 모두 국방과학연구소 주관으로 체계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이 모든 AESA 레이다 개발의 시제업체는 한화시스템이다.

한화시스템은 유럽의 대표적 항공우주∙방산 기업인 레오나르도와 ‘경공격기 AESA 레이다’ 안테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한화시스템은 레오나르도사에 AESA 레이다 핵심 장치 수출·공급을 시작하며, 양사는 해외 수출용 경공격기 AESA 레이다를 공동 개발할 예정이다. 한화시스템이 △안테나(AAUt) 개발·제조를 맡아 내년 9월부터 레오나르도에 수출·납품하고, 레오나르도는 △신호처리장치 △전원공급장치 △냉각장치를 제조·통합하는 방식이다.

어성철 한화시스템 대표이사는 “레오나르도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다양한 AESA 레이다의 핵심 장치 및 완제품을 개발해 유럽·아태지역을 비롯, 중동과 중남미 등 다양한 국가로 수출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범현주 기자 hjbeo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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