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협회, 글로비스 해운확장에 곤혹

2024-07-01 13:00:10 게재

“입장발표 미정 … 검토 중”

글로비스, LNG운송 공표

한국해운협회가 현대자동차그룹 소속 현대글로비스의 가스 해상운송 진출로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해운협회는 그동안 3자 물류를 강화해야 한다며 대량화주의 해운업 진출을 반대했지만 현대글로비스의 액화천연가스(LNG) 해상운송 진출에는 침묵하고 있다.

1일 해운협회 고위 관계자는 “현대글로비스의 액화천연가스 해상운송 시장 진출에 대해 내부 검토 중”이라며 “정리된 입장을 발표할지 여부에 대해 정해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

협회는 지난달 10일 성명을 통해 롯데글로벌로지스의 해운업 진출을 반대한다고 밝혔지만 이와 다른 행보다. 당시 협회는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 5월 10일 한국해양진흥공사와의 ‘글로벌 물류 공급망 경쟁력 제고 및 친환경 선박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에서 암모니아 추진선 도입을 통한 친환경 해상운송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며 “이는 2자 물류업체인 롯데글로벌로지스의 해운업 진출 시도를 의미하며 해운업계에 끼칠 악영향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해운협회 입장을 존중하고 앞으로 잘 협의해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협회는 2020~2021년에도 포스코의 해운업 진출을 저지한 바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현대글로비스는 지난달 23일 전남 HD현대삼호 조선소에서 LNG운반선 명명식을 갖고 액화석유가스(LPG) 운송과 함께 글로벌 가스 해상운송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겠다고 발표했다.

글로비스는 “이 선박을 글로벌 에너지 기업 우드사이드와 LNG 운송계약에 투입해 최대 15년간 세계 각지로 가스를 운반할 것”이라며 “ LNG 운송시장에 본격 진입해 기존 자동차 운반 중심의 해운사업 역량을 다각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운협회에서 글로비스의 해운업은 계속 논란이 돼 왔다. 협회 관계자는 “글로비스는 현대제철과 연관된 대량화물도 운송하지만 현대제철 것은 하지 않고 다른 화주들의 물량을 운송한다는 식으로 말하고 있다”며 “우리가 대량화주 기업의 해운업 진출을 반대하는 성명을 내면 글로비스와 무엇이 다르냐며 의문을 제기해 곤혹스러울 때가 있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글로비스와 함께 현대차그룹 소속이고, 글로비스는 철광석 석탄 등 제철원료와 발전용 유연탄 해상운송도 하고 있다. 해운법(24조 7항)은 원유 제철원료 액화가스,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주요 화물(석탄)의 화주나 대량화물의 화주가 사실상 소유하거나 지배하는 법인이 그 대량화물을 운송하기 위해 해운업을 신청하면 해양수산부 장관이 국내 해운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정책자문위원회 의견을 들어 등록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이와 관련 현대글로비스는 “우리는 현대제철 화물을 운송하지 않고, LNG도 3자물류를 할 계획”이라며 “해운법 24조2항에 따라 등록한 현재 해운사업 면허를 변경신청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해수부는 글로비스의 LNG운송사업 확대에 대해 해운법 취지에 맞춰 검토해 보겠다는 입장이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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