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야 할 산 ‘전공의’ 처분, 주중 결정

2024-07-01 13:00:11 게재

의정 물밑 접촉만 … 일부 병원 휴진 지속에 4일 환자단체 거리로

이번 주 중에 수련병원에 미복귀한 전공의에 대한 처분이 결정된다. 사직 전공의의 다른 병원 지원을 허용하는 등 유화책이 이어 나올지 주목된다. 의정간 공식적인 대화에 진전이 없는 가운데 일부 병원의 휴진 움직임이 있고 환자단체는 환자 생명 위협하는 행위에 항의하며 4일 거리에 나선다.

1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정부가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처분을 주중에 결정할 예정이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6월말 상황을 고려해 7월 초에 전공의에 대한 처분 결정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반기 인턴·레지던트 모집을 위해 결원을 파악하고 충원 인원을 정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라도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처분을 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계속되는 의정갈등 의정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30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한 아이가 보호자와 함께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복지부는 최근 211개 수련병원을 상대로 온라인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전공의 사직서 수리와 관련한 세부 사항을 전달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전공의 복귀는 적었다. 지난달 26일 집계에 따르면 전국 211개 수련병원 전공의 출근은 7.7%에 불과했다. 출근한 전공의는 전체 1만3756명 중 1065명뿐이다.

사직한 전공의가 9월부터 다른 병원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현 지침에 따르면 지난 2월 사직한 전공의는 하반기 모집에 같은 전공과 연차로 지원할 수 없다. 수련병원들은 해당 지침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전공의 사안은 1일이나 2일 정부 논의에서 처분 내용이 결정될 전망이다.

한편 의료계 대책기구인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가 출범했지만 기대됐던 의정간 공식적인 대화가 아직 시작되지 않고 있다. 전공의가 불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협은 지난달 28일 전공의와 의대생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하지만 참석자 수가 20명 안팎으로 많지 않았고 전공의협의회 박단 비대위원장은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 관계자는 “물밑 대화는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 공식적인 대화를 시작할 단계는 아니다. 전공의 의대생의 올특위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올특위에 미참여 상태에서 의정간 공식대화가 진행되기 어려울 듯하다. 이들의 빠진 상태에서 의정대화를 통해 ‘합의’가 있더라도 ‘전공의 의대생 미복귀’를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의정 간 대화에 진전이 보이지 않고 전공의들의 복귀 움직임도 나타나지 않는 상황에서 의료계 집단행동 움직임이 다시 일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일부 교수들이 27일부터 휴진을 벌이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일부 의사들도 4일부터 1주일간 휴진을 계획하고 있다. 올특위는 26일 전 직역이 참여하는 ‘올바른 의료 정립을 위한 대토론회’를 전국적으로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최창민 전국의대교수비대위원장은 “공식적인 휴진 결의는 없었지만 토론회에 오려면 휴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규모 휴진은 아니지만 해당 병원 일부 환자의 불편과 고통은 생길 수밖에 없다. 관련해서 환자단체들은 비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 한국환자단체연합회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등 92개 환자단체는 4일 서울 보신각 앞에서 ‘의사 집단휴진 철회 및 재발방지법 제정 환자촉구대회’를 연다. 전례 없는 1000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이들 단체는 “의료공백 정상화에 대한 기대와 실망이 반복되고 있는 상황에서 사태 해결을 위한 협의는커녕 환자의 불안과 피해를 도구 삼아 서로를 비난하기만 하는 갈등 양상에 환자단체들은 더는 인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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