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시장 73% 개척한 한국인 저력
제18회 장보고 대상 대통령상 | 한국김산업연합회
한국 김이 폭발적으로 시장을 넓히며 세계 1위 케이 푸드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한국김산업연합회는 생산기반을 다지며 공급혁신을 담당했다.
2009년 설립된 김산업연합회(회장 최봉학)는 김생산어민연합회, 마른김생산자연합회, 김종자생산자연합회 등 전국의 김산업종사자 2400여명이 활동하는 김산업계의 대표적 단체다. 2009년 연합회 설립 이후 우리나라 김 수출은 2010년 1억달러에서 2015년 3억달러, 지난해 7억9000만달러로 대폭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한화기준으로 사상 처음 수출 1조원을 돌파했다. 수출국도 2010년 60개국에서 124개국으로 늘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극도의 소비위축 속에서도 꾸준히 성장해 지난해 세계 김 시장에서 한국김은 점유율 73.4%를 기록, 경쟁국인 중국(24.2%) 일본(2.0%)을 제치고 압도적인 1위를 다졌다.
◆생산량 3배 늘리며 일본 추월, 압도적 세계 1위 = 한국 김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으면서 김밥용 밥과 한국 식문화 확산에도 기여하고 있다. 최경삼 김산업연합회 상무는 16일 “김밥용 밥으로 사용하는 쌀 소비까지 늘어나고 우리나라 식문화까지 해외로 확산되고 있어 단순히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는 파급효과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산업연합회는 김과 김밥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상승하는 등 김의 위상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점점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합회 출범 후 김산업 위상은 눈에 띄게 변했다. 한국 김은 과거 김 최대 생산국이던 일본을 제치고 글로벌 시장 1위로 우뚝 섰다. 과거 일본은 빠른 기술개발 등을 바탕으로 김의 최대 생산국이자 소비국으로 우리 김의 주요 수출시장이었다.
통계청과 일본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우리가 김 수출 1억달러를 달성한 2010년에도 일본의 김 생산량은 32만8700톤으로 한국보다 약 10만톤 많았다. 하지만 2019년 이후 현재 한국의 김생산량은 연간 50만~60만톤 규모로 2002년 21만톤에 비해 약 세 배 늘었다. 일본은 같은 해 43만6000톤에서 현재 20만톤 규모로 축소된 상태다. 지난해 한국의 김 생산량은 53만3249톤, 일본은 18만7000톤 규모다.
폭발적인 수요증가는 이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하는 공급기반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김산업연합회는 회원들의 분업·협업 구조로 대량생산이 가능한 기반을 만들었다.
과거 김 양식은 바다에 흩어진 김 포자가 김발(망)에 착상하게 하는 자연채묘 방식이었지만 지금은 양식기술과 신품종개발 등으로 원하는 품종의 포자를 선택적으로 망에 붙여 양식하는 인공채묘 방식으로 생산한다. 종자는 김종자산업연합회에서 김생산어민연합회에 공급한다. 두 단체는 모두 김산업연합회 회원이다.
◆고달프고 힘든 바다를 희망의 바다로 = 김생산자연합회는 생산량 증가와 함께 품질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연합회는 2021년부터 전남도와 함께 ‘김 품질관리공감대 확산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 품질향상을 위해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기술도 활용하고 있다. 현재 생산 과정에서 품질을 판단할 수 있는 등급제가 없어 해외시장과 바이어들에게 객관적인 김의 품질을 입증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연합회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객관적인 품질평가를 시도하기로 했다.
해수부도 ‘김 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10월)하며 김 등급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연합회는 등급제가 도입되면 △제품 품질향상 △최고등급 제품의 시장가치 상승 △소비자 신뢰와 만족도 향상 △해외시장 표준화 등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최 상무는 “소비자는 좋은 김을 쉽게 구분할 수 있고, 생산자는 김 품질에 따라 가격을 차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회는 김종자생산자연합회와 김생산어민연합회 합의를 통해 김 종자의 성장률이 일정 기준(80%)을 충족한 종자만 출하하게 하고, 종자 품종표시도 의무화했다.
연합회는 김 자조금 수급안정 사업비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경우 생산자와 소비자를 동시에 보호하고 수출물량도 확보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게 올해부터 개선했다. 자조금은 지난해까지 과잉생산으로 인한 가격하락 어가소득감소 등에 대응하는 역할을 했지만 과잉생산과 공급부족 문제에도 대응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수출과 국내 소비 확대를 위한 다양한 홍보활동도 김산업연합회의 기본 활동이 됐다. 물김생산어업인들과 마른김생산자, 김종사생산어업인들이 김산업엽한회를 구성한 후 16년, 한국 김산업은 쌀과 한국식문화 확대도 견인하는 글로벌 1위 산업으로 우뚝 서며 고달프고 힘든 바다 생활을 희망의 바다로 일궈내고 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