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이 심상찮다…쌓이는 대통령 부정평가
탄핵청원 80만 돌파, 지지율 20%대 박스권
민주당 내부 "탄핵 아직 앞서 가지 않을 것"
민심이 심상치 않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20%대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다 경제, 외교안보, 국민분열 등 국내외 비판여론이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기록 회수 과정에서의 김건희 여사 연루설과 이태원 참사 원인과 관련한 윤 대통령의 ‘조작설’을 두고 야당에서는 ‘국정농단’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국회 국민동의청원은 80만 명을 넘어 조만간 10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1일 오전 9시 34분 현재 국회 국민동의청원 사이트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에 관한 청원’은 80만을 넘어섰고 “현재 접속자가 많아 서비스 접속 대기중”이라는 메시지가 뜬다. 대기인원만 1만1218명, 예상대기시간은 1시간 33분 29초다. 지난달 20일에 시작한 윤 대통령 탄핵 청원은 이달 20일까지 30일 동안 진행된다. ‘윤 대통령 탄핵 청원’ 탓에 다른 청원에 참여하는 것마저 막히자 국회가 비상이다. 국회의장실은 “현재 대규모 국민청원 참여로 국회 디지털 인프라가 그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민주당에서는 현재는 유무구언 입장이지만 100만명을 넘게 되면 뭐라도 입장을 내야 할 것 같다”며 “현재와 같은 속도라면 100만명 정도는 쉽게 넘어설 것 같다”고 했다.
조국혁신당은 윤 대통령 탄핵 청원이 빠르게 증가하는 것을 두고 “이것이 민심”이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민주당 내부에서는 ‘탄핵’을 지도부에서 입에 올리는 데에 우려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민주당 모 중진의원은 “유권자가 4000만 명이 넘는데 100만 명 정도 넘는다고 민심이라고 할 수는 없다”며 “민주당이 국민청원 숫자에 너무 편도돼 ‘대통령 탄핵’ 등에 앞서가면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윤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인 민심이 축적돼 가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 죽음’을 대하는 윤 대통령 부부에 대한 민심에 주목해야 한다는 얘기다. 명품백을 받은 김건희 여사에게 ‘면죄부’가 내려졌고 김 여사를 통해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 구명운동이 이뤄져 결국 윤 대통령이 ‘격노’까지 이어졌다는 정황이 짙어지는 분위기다. 윤 대통령이 이태원참사에 대해 조작설 등을 언급하며 극우 유튜버에 현혹된 게 아니냐는 여론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22대 국회 들어 처음 열리는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현안질의에서는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외압 의혹,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과 함께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등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추궁이 이뤄질 전망이다.
20% 박스권에 갇혀 있는 윤 대통령의 지지율도 관심 대상이다. 민주당은 ‘20% 붕괴’를 탄핵으로 가는 길목으로 보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25~27일까지 전국 만 18세이상 1002명을 전화조사원 인터뷰방식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윤 대통령 국정지지율이 25%로 나왔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지난 4.10 총선 직후 20%대로 떨어진 후 회복되지 못하는 모습이다. 3개월 가까이 20%대에서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대구 경북에서도 잘 하고 있다는 평가가 42%에 그쳤다.(잘못하고 있다 43%) 연령별로는 60대에서도 잘한다는 비율이 44%로 잘못하고 있다는 비율(48%)보다 낮게 나왔다. 보수층 여론도 잘하고 있다 45%, 잘못하고 있다 47%로 비슷한 수준이다. 이 정도면 사실상 바닥권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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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