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증시 전망
미 고용지표와 파월 발언·FOMC 의사록에 주목
대선 토론회 후폭풍…프·영 총선 등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
외환시장 변동폭 증가…거래시간 늘려 축소 가능할까 주목
이번 주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국 고용지표와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발언, FOMC 의사록 공개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미 대선 1차 토론회 이후 ‘바이든 후보 교체론’까지 거론되는 등 트럼프의 대선 당선 확률이 높아지고, 프랑스 총선 결과에 따른 극우 세력 집권여부, 영국 총선 결과 등 주요국의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외환시장은 큰 폭의 변동성이 전망되는 가운데 국내 시장의 거래시간이 새벽 2시까지 연장된다. 향후 시장 여건에 따라 24시간까지 확대될 수 있다. 변동성 축소가 가능할지 주목된다.
◆금리인하 기대 증가할까 =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에는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및 이후 회의에서 연준의 의사결정에 변수가 될 수 있는 구인건수(2일)와 미국 ADP 비농업부문 고용 변화(3일), 비농업 고용(5일) 등 고용지표 관련 자료가 줄줄이 발표된다.
먼저 2일 발표되는 6월 JOLTS(구인, 이직보고서) 구인건수는 노동시장 판단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 전망치는 2021년 이후 처음으로 800만건을 하회할 것으로 보고 있다. 3일 미국 ADP 비농업부문 고용 변화와 5일 발표되는 6월 고용보고서도 주목된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6월 신규 고용건수는 18만건으로 지난달 27만2000건보다 대폭 줄고, 시간당 임금상승률 또한 4.1%에서 3.9%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업률은 4%로 보합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만약 시장 예측대로 데이터가 나온다면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김유미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6월 비농가 신규고용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를 살펴보면 다시 10만명 대로 둔화되고 실업률은 전월 수준을 유지하나 시간당 임금상승률은 하향 안정화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인건수도 꾸준히 낮아지고 있는 만큼 노동시장 둔화에 대한 재확인은 9월 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을 지지해줄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실제 결과가 예상치를 하회할 경우엔 오히려 경기부진 우려가 증폭될 가능성이 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노동시장이 상대적으로 여전히 견조하다"며 "이에 따른 양호한 소비가 일정 수준 이상의 경제 성장을 유도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6월 FOMC의사록, 5월 CPI 평가에 관심 = 연준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연준위원들의 매파적인 발언들로 높아져 있는 가운데 2일(현지시간)에는 ECB(유럽중앙은행) 연례 포럼이 개최된다. 이날 제롬 파월 의장과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가 연설을 할 예정이다. 금융시장은 이날 금리인하 관련 발언이 구체적으로 나올 수 있는지 주목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에는 6월 FOMC 의사록을 확인하며 연준의 정책 방향성을 파악할 수 있다. 시장전문가들은 6월 FOMC의사록은 대체로 매파적으로 평가될 것이라 예상했다. 데이터 의존적이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인플레이션 흐름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들을 재확인할 수 있다. 다만, 당일 함께 발표된 5월 CPI 결과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점도표에서 올해 금리 인하 횟수가 1회로 축소되었지만 다수 위원이 CPI가 예상보다 둔화되었던 결과를 반영하지 않았던 만큼 물가에 대한 인식이 완화된다면 올해 2회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점도표를 보았을 때 1회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위원들 중 한 두 명만 2회로 선회한다면 올해 금리 전망은 다시 바뀔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금융시장, 극우세력 집권 우려 = 미국과 프랑스, 영국 등 주요국의 정치 불확실성 확대로 금융시장의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특히 미국 대선 첫 대선 TV 토론 이후 조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론이 민주당 안팎에서 불거진 점이 투자심리를 위축했다. 간밤 프랑스에서 치러진 조기 총선 1차 투표의 출구조사 결과 극우 정당 국민연합(RN) 압승이 전망되고 있는 점도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전대통령의 당선 확률이 높아질수록 금융시장 변동성도 확대될 여지는 충분하다"며 "단순하게 트럼프 전대통령 당선시 수혜 및 피해 업종을 떠나 그 동안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하던 바이드노믹스가 대부분 폐기될 수 있음은 주식시장 흐름에 큰 변화를 줄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미중 갈등을 넘어 미국과 Non-US간 통상마찰 혹은 관세전쟁 가능성은 미국 경제는 물론 글로벌 경제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 올 수 있다.
여기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감세정책과 함께 미 연준의 고금리정책을 비난하고 있어 미 연준과의 갈등관계도 증폭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채권시장의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 환율정책에 있어서도 변화가 예상된다. 트럼프 캠프측에서는 달러화 약세를 유도하기 위한 ‘제2의 플라자합의’를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미 연준과의 금리정책을 둘러싼 갈등과 더불어 달러 약세 유도 정책이 현실화된다면 글로벌 외환시장도 큰 변동성 장세에 직면할 여지가 크다.
유럽지역도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아직 대선까지 시간이 남아있는 미국과 달리 유럽의 정치 상황은 당장 급변하는 상황이다. 지난달 말 프랑스 조기 총선 1차 투표에서 극우 정당인 국민연합(RN)이 압승하면서 극우 내각 출범이 현실화됐다. 일단 금융시장은 극우세력 집권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확산 중이다. 극우 국민연합(RN) 측에서 감세 공약을 내세우고 있어 재정적자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지난달 말 글로벌 신용평가사 S&P는 재정 악화를 이유로 프랑스 국가 신용등급을 11년 만에 AA에서 AA-로 강등. 유럽의 정치 불확실성이 유로화 약세-달러 강세 강화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 프랑스 10년 국채 금리가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프랑스 CAC40 주가지수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4일에는 영국 조기 총선이 예정되어 있다. 영국 또한 집권 여당이 열세에 몰려 있다. 현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서 노동당이 현 보수당을 누르고 집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영국의 경우 노동당이 집권하더라도 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칠 악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 전망이다. 노동당이 친기업적 정책 등을 통한 경제성장, 공공투자 확대, EU와 협력 증대를 공약으로 내걸고 있기 때문이다. 박 연구원은 "오히려 영국 금융시장이 노동당 집권을 반길 여지가 크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당 집권시 재정건전화 지연, 임금상승 및 인플레이션 압력 확대는 경계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코스피, 장 초반 2790대 약보합 = 한편 1일 오전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미국·유럽 정치적 불안 확산을 주시하며 약보합세를 나타내고 있다.
전 거래일 보다 4.86포인트(0.17%) 내린 2792.96으로 출발한 코스피는 오전 9시 20분 기준 코스피는 전일대비 3.24포인트(0.12%) 내린 2794.58에서 거래 중이다. 다만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4.76포인트(0.57%) 오른 845.20이다. 지수는 전장보다 0.15포인트(0.02%) 오른 840.59로 출발해 오름폭을 키웠다.
국내 증시는 미국과 유럽의 정치적 불안에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및 유럽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국내 증시의 투자심리 불안 요인이 될 것"이라며 "다만 월초 발표 예정인 수출 결과에 따라 업종별 차별화는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장 초반 상승세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전 9시 28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5.5원 오른 1382.2원에 거래되고 있다.프랑스 총선에서 극우 정당이 압승하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고조된 것도 환율에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서울 외환시장은 이날부터 원달러 외환 거래 시간을 기존 오전 9시~오후 3시 30분에서 오전 9시~새벽 2시로 연장한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