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사회·지배구조(ESG)로 내공 쌓는 패션업계
해외연수부터 양육비지원까지…‘S’에 방점 찍어
임직원 역량강화·사기진작 …‘일 잘할 수 있는’ 근무환경 탈바꿈
패션업계가 기업문화 혁신에 힘을 주고 있다. 주목되는 건 과거와 좀 다르다는 점이다. 단순한 근무환경 개선이 아니다. ‘일하기 좋은 직장’을 넘어 ‘일 잘할 수 있는 조직’을 꾀하고 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경영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점도 예전과 달라진 점. 특히 사회적 책임, 에스(S)에 방점을 두고 내부고객 만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직원이 행복해야 회사도 행복하다’는 논리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지속 가능성과 사회공헌 활동에 집중하는 ESG 경영이 화두”라며 “패션업계는 그 중에서도 사회(S) 영역 핵심인 인적자원(HR)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 성장과 회사의 성장을 균형있게 추구하기 위해 임직원에게 효율적인 근무 환경을 제공하고 개인의 역량을 지원하는 패션업체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2일 유통·패션업계에 따르면 ‘일하기 좋은 기업’을 목표로 다양한 복지 혜택을 제공하고 이색적인 사내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패션기업이 늘고 있다. 직원 전문성과 창의성을 높이며 지속가능 성장을 추구하는 곳들이다. 그만큼 ESG경영 중 사회 분야에 집중하는 패션기업이 많다는 얘기다.
우선 5년 이상 근속 근무 땐 한세실업 베트남 현지 공장 방문과 함께 관광하며 리프레시(재충천)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한다. 우수사원에겐 미국 뉴욕 연수 기회도 제공한다. 지난 5월말 한세엠케이 임직원을 포함 한세예스24그룹 직원은 뉴욕 연수를 통해 글로벌 패션시장을 직접 경험한 게 대표적이다. 또 매월 온라인을 통해 모든 계열사 직원이 참석하는 ‘전사 강연회’와 업무기술 향상을 위한 직무·어학 교육비를 지급한다. 여기에 예스24 전자도서관 운영 등 유무형으로 자기계발을 권장하고 있다.
한세엠케이는 직원 워라밸(일과 삶 균형)지수를 높여주는 섬세한 복지정책에도 힘쓰고 있다. 예컨대 생일을 맞이한 직원에게 당일 유급 휴가와 함께 예스24 상품권을 선물한다. 매월 셋째주 목요일마다 단축 근무를 진행하는 ‘가정의 날’ 제도도 운영한다.
임직원이 자연스럽게 사회공헌에 녹아들게 만드는 곳도 있다. 직원이 ESG 활동 참여를 통해 건강한 기업 문화를 세우겠다는 의도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차별없는 평등한 고용 환경 조성 △모성 보호·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역시 사회적책임에 초점을 맞춘 ESG경영이다.
모성보호 제도 강화를 통해 남녀가 동등하게 일할 수 있는 고용환경을 만들었다는 평가다. 실제 육아휴직의 경우 법정 휴직 1년 외 1년을 추가 연장해 최대 2년까지 사용 가능하다. 초등학교 입학 대상 자녀와 만 9세 이하 자녀를 둔 임직원은 상황에 맞게 출퇴근 시간도 선택 가능하다. 또 남성 직원 육아 휴직 사용 권장, 가족 돌봄 휴직과 자녀 입학 돌봄 휴직 제도를 추가로 운영하고 있다. 직장 어린이집은 일찌감치 만들었다. 일과 가정 양립을 앞서 실행했다.
최근엔 임직원 행복과 성장을 위한 복리 후생 제도를 마련했다. 직무 역량 향상을 위해 최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자기계발 휴직제도를 도입했다.
사내 동호회 활동과 피트니스센터 지원, 심리상담 서비스 연간 6회 무상 제공 등 직원 성장과 직결한 문제 해결을 위한 제도를 운영 중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경우 근무환경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것을 넘어 평등하고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