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예방 사업장 위험성 평가 전면개편”
화성 아라셀 화재 중수본 2차 회의
31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화성 리튬 배터리 제조업체 아리셀 화재와 관련해 정부가 이달 중 외국인 근로자 산업안전 강화방안을 발표한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사고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 위험성평가 인정 사업과 정부의 안전관리 컨설팅 사업 등도 개편하기로 했다.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사고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은 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행정안전부·외교부·법무부·환경부·고용노동부 등 각 부처가 참석하는 2차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방침을 발표했다.
중수본부장인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번 사고에서 다수 희생된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산업안전 강화방안을 충분한 실태 파악과 현장 및 협회·단체 의견 등을 토대로 마련하겠다”며 “개선대책을 7월 중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안전교육은 확대·강화하고 작업환경의 위험요인 개선 지원을 촘촘히 하는 한편, 건설업 등 외국인 근로자를 다수 사용하는 취약 분야에 대한 지원·점검을 한층 더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외국인 근로자의 증가에 맞춰 입국 전후 안전교육 실시와 외국어 교육자료 보급 등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산업현장의 안전교육이 유명무실한 경우가 많고 언어의 한계를 극복하기에도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중국 국적 17명과 라오스 국적 1명이 숨진 이번 아리셀 사업장에서도 안전교육을 전혀 받지 못했다는 동료들의 발언이 잇따라 나왔다.
노동계에 따르면 경찰 참고인 조사과정에서 안전교육이 미비했다는 취지의 진술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본부장은 “산재예방을 위한 제도와 정부지원사업이 변화하는 산업현장과 맞지 않는 규정은 없는지 면밀히 살펴 개선하겠다”며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컨설팅 등 정부지원 사업들이 현장에서 어떻게 집행되는지 점검해 내실화하고 위험성평가 인정사업도 전과정에 대해 원점에서 다시 살펴보고 실효성 있게 전면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김주영·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아리셀은 2021년 2월부터 지난 2월까지 3년간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으로부터 위험성평가 우수사업장으로 인정받았다.
이에 따라 아라셀은 산재보험료 감면 혜택을 받았으며 사고 전 정부의 화재예방 컨설팅과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컨설팅까지 받았음에도 참사를 막지 못했다.
‘위험성평가’는 사업장이 스스로 유해·위험 요인을 찾고 개선하는 과정으로, 법에 따라 사업주는 근로자가 참여하는 위험성평가를 매년 정기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이 본부장은 유가족과의 충분한 소통과 신속한 수사를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현재 유가족지원과 관련해 고용부·경기도·화성시 등 유관기관에서 1대 1로 연계한 ‘현장 지원단’ 구성을 완료한 것으로 아는데, 애로사항과 요구사항을 세심히 경청하고 문제해결에 최대한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산재보험과 관련해 근로복지공단에 별도 상담 부스를 마련해뒀으니 적극 안내하고 숙식 등 생활편의 법률상담 심리치료 등 각종 지원에 한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해달라”고 했다.
이 본부장은 “법과 원칙에 따라 철저히 수사한 결과 법 위반사항이 확인된다면 엄중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