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K-조선, 미래기술·생산현장 취약

2024-07-03 13:00:02 게재

핵심기술 미국·유럽에 1.7년 뒤져 … 산업부·업계 '선박용 탄소 포집' 등에 10년간 2조원 투자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3사가 올해 상반기 대규모 수주를 이어가고 있지만 국내 조선산업의 약점을 보완하지 못하면 미래가 불확실할 것이라는 진단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일 이같은 우려를 극복하기 위해 ‘K-조선 초격차 비전 2040’(이하 비전 2040)을 공개하고 향후 10년간 업계와 함께 2조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강경성(왼쪽 세번째)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2일 부산시 강서구에 위치한 선박 기자재업체 파나시아를 방문, 기자재 생산공정을 둘러보고 안전관리 상황을 점검했다. 사진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K-조선 초격차 비전 2040’으로 추격 = 산업부는 업계 전문가들과 함께 조선산업이 다시 도약하기 위해 미래 초격차 기술에서 뒤쳐지지 않아야 한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지난 6개월간 2040년까지 민관합동 조선산업 기술개발 계획을 수립했다.

이날 발표한 ‘비전 2040’은 △‘선박건조 강국’을 넘어 ‘조선해양 엔지니어링 및 기자재 강국’으로 도약 △‘노동 기반 선박 건조 시스템’에서 ‘자동화 기반 선박 건조시스템’으로 혁신이라는 목표 아래 친환경·디지털·스마트 3대 분야에서 확보해야 할 100대 핵심기술을 선별했다. 조선3사 최고기술책임자 등 산·학·연 전문가 100여명이 참여했다.

국내 조선산업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역량을 갖고 있지만 선박 엔진·화물창 등 일부 핵심기술이 부족하고, 해외의존도가 큰 기자재 부문 등이 약점으로 지적돼 왔다.

수소엔진 풍력보조추진 가상훈련 무인안전운항시스템 등 100대 핵심기술은 유럽연합 미국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해 1.7년 정도 뒤쳐진 것으로 평가했다. 제조역량도 현장 숙련공이 떠나고 외국인노동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약해지고 있다.

취약한 미래기술·생산현장을 보완할 ‘비전 2040’에 따르면 산업부와 조선업계는 친환경 분야 경쟁력 확보를 위해 204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 선박 기술 완성을 목표로 수소·암모니아 등 친환경 연료추진 기술과 친환경 혁신 기자재, 수소·암모니아 등 미래 연료 생산플랜트 기술 등을 개발한다. 액화수소 운반선 화물창, 대형 전기추진선박 등에 대한 원천기술 확보와 해상 실증 등 상용화에도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디지털 분야는 2040년 공정 무인화율 50%를 목표로 설계-생산-야드 운영 등 전 공정의 자동화 기술을 확보하기로 했다. 특히 용접·도장 자동화기술과 협동로봇기술을 우선 개발할 계획이다.

◆‘생산현장 대응형 기술’ 절실 = 스마트 분야는 2040년 완전 자율운항선박 상용화를 목표로 무인항해에 필요한 센서 기자재 통합운영시스템 등 기술을 확보하기로 했다. 승조원의 업무를 휴먼-로봇이 보조할 수 있는 기술과 비상상황을 대비할 수 있는 안전 확보 기술개발도 진행한다.

3대 분야 초격차 기술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할 △암모니아 추진선 △액화수소 운반선 △선박용 탄소포집시스템 △자율운항선박 플랫폼 △무인 자율제조 공정 등 10개 프로젝트도 제시했다. 산업부는 10대 프로젝트 완성을 위해 민간과 함께 향후 10년간 최소 2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산업부와 조선 3사는 4가지 현장 대응형 기술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조선 3사는 △ 용접 협동로봇 △가상현실(VR) 활용한 근로자 용접·도장 교육 시스템 △외국인 근로자 현장 작업지원을 위한 인공지능(AI) 쳇봇 △조선사-협력사와 생산 협업 플랫폼 개발을 우선 공동 추진하고, 정부는 이를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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