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방통위, ‘전쟁’ 예고
이 “공영방송 공기 아닌 흉기, 노동권력으로부터 독립해야”
윤석열 대통령이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을 방송통신위원장 후보로 지명했다. 전임인 김홍일 위원장이 사퇴한 지 이틀만이다. 야당 및 MBC와의 극한충돌을 불사하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자는 4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방송이 지금은 공기가 아니라 흉기라 불리기도 한다. 특히 공영방송이 그런 비판을 받고 있다”며 “공영방송이 노동권력으로부터 독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른바 ‘바이든 날리면’ ‘청담동 술자리’ 보도 등을 언급하며 “최소한의 보도준칙도 무시한 보도”라고 비판하는가 하면 “정부가 방송을 장악했다면 이런 보도가 가능했겠느냐”고 반박하기도 했다.
이 후보자는 “조만간 KBS, MBC 이사의 임기가 끝난다. 이사 임기 끝나면 마땅히 새 이사를 선임해야 한다”며 공영방송 인선에 속도를 낼 뜻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 후보자를 이달 내로 임명할 것으로 보인다.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진 개편을 통한 MBC 사장 교체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국회는 인사청문 요청을 받으면 20일 안에 청문회를 완료하고 청문결과 보고서를 대통령에게 보내야 한다. 국회에서 기간 내에 청문회를 마치지 못하면 대통령은 추가로 최장 10일을 더 기다릴 수 있지만 윤 대통령은 시간을 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방통위는 지난달 28일 ‘KBS, 방송문화진흥회, EBS 임원 선임 계획’안을 의결하고 KBS·방문진 이사 공모 절차를 시작했다. 국회 추천 방통위원 인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만큼 ‘2인 체제’에 따라 강행될 가능성이 높다. 야당의 ‘세 번째 탄핵’ 시도가 점쳐지는 대목이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