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탄핵, 직권남용 법률적 검토”
이원석 검찰총장, 연일 검사 탄핵 비판
이원석 검찰총장이 더불어민주당의 검사 4명 탄핵소추안 발의에 대해 연일 비판해 눈길을 끈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5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더불어민주당의 탄핵소추안 발의는 헌법과 법률을 위반해 검사와 법원에 보복하려는 압박을 넣는 것”이라면서 “위헌·위법이며 보복이자 방탄 그리고 사법방해이다. 위법한 부분에 대해 법률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장은 “이번 탄핵안 발의는 헌법과 법률을 위반해 타인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만큼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본다”며 “다만 국회의원에게는 국회에서의 발언과 입법 활동에 대해 면책특권이 주어지는 만큼 이런 점들을 고려해 특권에서 벗어난 부분이 있다면 법률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총장은 “검찰은 지금껏 해오던 대로 수사와 재판을 오로지 증거와 법리에 따라 원칙적으로 수행하겠다”면서 “헌법재판소 심판을 통해 검사들에게 탄핵 사유 없다는 사실을 밝힐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 총장은 탄핵소추가 현실화 되지 않은 상태인데 검찰의 대응이 정치적인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검사가 일을 하려고 하는데 그 직무를 정지시켜서 탄핵 소추를 통해서 수사와 재판이라고 하는 검사의 일을 못하게 하는 거에 대해서 그러면 손 놓고 두고만 볼 수는 없지 않나”면서 “탄핵에 대한 위헌성, 위법성, 부당성을 말씀드리는 것도 저희 일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항변했다.
이 총장은 이어 “말도 못하게 한다, 입을 닫고 있어라, 침묵해라, 가만히 있으라, 이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법치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탄핵소추안에 대한 대응으로 단순히 입장 발표 외에 총장의 거취에 대한 고민을 묻는 질문에 이 총장은 “검찰에서 하는 모든 일은 말과 글로 하는 것이다. 그 이외에 어떤 권한이 있냐”고 반문했다. 이어 “제가 임기를 지키고 남아있는 이유는 제 일신의 안위를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다”며 “검찰에서 제대로 일하기 위해서 그렇게 하는 것이다. 저는 제 일을 제대로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 총장은 전날 대검에서 연 월례회의에서 민주당의 검사 탄핵안을 거론했다. 지난 2일 민주당이 강백신·엄희준 검사 등 4명에 대한 탄핵소추 사유를 밝힌 직후 기자회견을 자청해 30여분간 강도 높게 비판한 지 이틀 만이다.
이 총장은 이 자리에서 “검사 탄핵 조치는 피고인들이 법정에서 패색이 짙어지자 법정 밖에서 거짓을 늘어놓으며 길거리 싸움을 걸어오고, 그마저도 뜻대로 되지 않자 아예 법정을 안방으로 들어 옮겨 자신들의 재판에서 판사와 검사·변호인을 모두 도맡겠다고 나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사법부의 재판권과 행정부의 수사권을 침해하고 삼권분립 원칙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며 “상대가 저급하고 비열하게 나오더라도 우리 검찰 구성원들은 위법하고 부당한 외압에 절대 굴복하지 말자”고 했다.
이 총장은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검찰의 권한을 기소 유지에 국한시키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한 검찰청법 개정안도 언급했다. 그는 “검사도 남이 만든 서류만으로 한 사람의 인생이 걸린 기소를 결정할 수는 없다”며 “이는 결국 ‘국가의 범죄 대응과 억지력 완전 박탈’이라는 결과로 귀결될 것이 명확하다”고 했다.
한편 민주당이 국회 상임위(법제사법위원회)로 검사 4명을 불러 위법성 여부를 직접 조사할지 주목된다. 이 경우 검찰의 대응이 좀 더 격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