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강릉 앞바다 품은 아이 돌봄시설
강동구 ‘아이맘 강동’ 여름 놀이터 개장
계절마다 주제 바꿔 상상력·창의력 자극
“강원도 강릉 안목해변을 떠올려 보세요. 제주 함덕 해수욕장일 수도 있고요.”
서울 강동구 길동 지하철 5호선 길동역 인근. 영유아 보호자들이 아이와 함께 즐겨 찾는 돌봄시설 ‘아이맘 강동’ 길동점 안에 바닷가 피서지가 생겼다. 푸른 바다와 모래사장, 야자수와 그늘막이 어우러진 해변 인근에는 청과시장과 작은 카페가 자리잡고 있다. 함께 산책해주기를 기다리는 강아지도 있다. 무더운 여름을 앞두고 실내놀이터를 ‘바닷 속 왕국’으로 꾸몄다. 강동구 관계자는 “아이맘마다 특성이 있는데 길동점은 커다란 고래의 입 속으로 들어오면 바로 수족관이 보이는 형태로 바닷 속을 본떴다”며 “여름을 맞아 놀이공간 전체를 새롭게 단장했다”고 설명했다.
5일 강동구에 따르면 구는 계절에 따라 ‘아이맘 강동’ 놀이환경에 변화를 주면서 지속적인 방문을 유도하고 있다. 아이맘은 6세 미만 영유아 가족에게 질 높은 육아서비스를 제공하는 강동형 돌봄시설이다. 안전 재미 돌봄 학습을 결합한 육아서비스에 더해 지난해부터는 긴급보육을 필요로 하는 영유아를 돌보며 ‘엄마들의 쉼터’를 자처하고 있다.
서울형 키즈카페로 전환한 곳을 포함해 모두 9개 아이맘이 있는데 각 지점 특성에 맞춰 계절별로 다른 주제 옷을 입힌다. 구 관계자는 “시설을 고정된 형태로만 운영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이용률이 떨어진다”며 “연중 두세차례 주제를 바꾸면 아이들 상상력을 자극하고 창의성을 키우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시원한 바닷가로 꾸민 길동점이 대표적이다. 2021년 개장 당시 설치했던 수족관부터 바꿔 아이들이 살아 있는 물고기를 만날 수 있도록 했다. 편백나무 조각으로 모래사장을 만든 작은 낚시터와 함께 인어 모양 놀이기구를 설치했고 천정에는 다양한 물고기 조형물을 매달았다. 복도 천정은 검푸른 물결 사이로 돌고래가 헤엄치고 해파리가 떠다니는 깊은 바다로 표현했다. 환경 변화에 맞춰 바다 관련 책을 활용한 독서 연계 과정, 조물조물 만들기 과정도 운영해 보호자들 호응이 크다. 하루 3회차로 나눠 매번 17명씩 예약을 받는데 대기번호를 받고 기다리는 경우도 있다.
지난달 첫 돌을 맞은 서준(천호동)이만 해도 매주 두세차례씩 아이맘 강동에서 시간을 보낸다. 엄마 김지은(41)씨가 유모차를 끌고 지하철을 이용하는 불편함을 감내하면서 정기적으로 찾는 이유가 있다. 김씨는 “공간이나 장난감이 제한적인 집과 달리 넓고 쾌적한데다 놀잇감이 많아 아이가 너무 좋아한다”며 “마음껏 뛰어노니 밤에 잠도 잘 잔다”고 말했다. 그는 “민간보다 시설이 좋고 안전하니 아이를 둔 친구들이 부러워 한다”며 “이용 인원과 횟수를 확대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구는 주민들 응원에 힘입어 7월과 8월에는 아이맘 강동 내 실내놀이터 6곳을 야간개장 한다. 맞벌이가정 등을 고려해 퇴근시간 이후에도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저녁 6시 30분부터 2시간 운영시간을 연장하는 방식이다. 부모와 정서적 유대관계 형성을 돕는 통합놀이, 조화로운 발달을 위한 특화과정 등도 준비했다.
강동구 관계자는 “여름에는 제약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시원한 실내공간을 제공하고 아이들 상상력과 창의력을 자극할 수 있는 다양한 주제로 지속적으로 변화를 줄 계획”이라며 “돌봄 기반을 구축하고 건강한 신체·정서발달을 지원해 아이 키우기 좋은 강동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