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어대명’ 기류에 김두관 등판
(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김, ‘독주’ 위험성 강조
이, 9일 연임 도전 밝힐 듯
김두관 전 의원 등판이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기류를 바꿀 수 있을까.
이재명 대표 추대 가능성이 거론됐던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경선체제로 운영될 공산이 커졌다. 김두관 전 의원이 ‘다양성·민주 DNA’를 주장하며 이재명 단일체제에 도전하겠다고 나서면서다. 대표 경선 결과를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높은 가운데 김 전 의원의 득표력이 얼마나 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일극체제로 불릴 정도로 이 전 대표에게 집중되는 상황에서도 입을 닫고 있는 비명계와 최근 친이재명계 주도로 진행된 당 재구조화에 반대 입장을 갖고 있는 당내 의견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김두관 전 의원은 8.18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에 참여하기로 하고 9일 공식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김 전 의원은 당 대표 경선을 준비할 캠프를 구성하고 출마선언문과 대표 공약 등을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의원 핵심관계자는 8일 “민주당의 역사와 전통, 정체성을 지키는 길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면서 “(대표 출마에 나서는) 공식 입장을 출마선언문에 담아 당원과 국민께 말씀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이에 앞서 언론 인터뷰 등에서 이재명 전 대표의 연임 도전과 관련해 “독주와 사당화 우려가 많다” “당의 다양성이 분출되지 않으면 역동성이 발휘되지 않는다” 등의 비판적 입장을 밝혔다.
김 전 의원은 출마선언문을 통해 최근 당헌·당규 개정 개정에 대한 우려, 2026년 지방선거 공천시스템 등에 대한 입장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대표 선출이 추대가 아닌 경선체제로 가면서 김 전 의원의 득표력이 얼마나 될지가 관심이다. 당 안에선 이재명 전 대표 체제가 확고하게 구축된 상황에서 자칫 ‘들러리 출마’가 될 수 있다며 대표 경선출마를 말리는 분위기였다. 이 전 대표와의 차별화 시도가 득표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면서 내부 분란만 부추기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였다.
반대로 김 전 의원이 30% 이상의 득표력을 보일 경우 이 대표 체제에 대한 당내의 불만여론의 현실화 가능성이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2년 8.28 전당대회에서 이 전 대표는 합산 득표율 77.77%로 박용진 의원(22.23%)을 큰 격차로 눌렀다. 이 전 대표가 입지를 공고히 하면서 당권-대권을 모두 장악할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에서 30% 이상의 득표력은 이변으로 기록되기 충분해 보인다.
이재명 전 대표도 지난달 24일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2기 체제 구상과 대국민 약속 등을 담아 9일쯤 대표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고위원 경선은 친이재명계 인사 중심으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원내에서는 김민석·강선우·김병주·한준호·이성윤·이언주·민형배·전현희 의원이 나섰거나 출마 예정이고, 원외에서는 정봉주 전 의원, 김지호 부대변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 공동대표인 박완희 청주시의원, 최대호 안양시장 등이 도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14일 예비경선에서 8명의 후보를 추리고, 다음달 18일 전당대회에서 5명을 선출한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