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태 우려해 주민 수천명 대피령

2024-07-10 13:00:04 게재

사망·실종자 4명 … 재산피해 늘어

기록적 집중호우로 전국 피해 속출

지난 주말부터 이어진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전국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충남 논산에서는 침수된 승강기에 갇힌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고, 경북 경산에서는 침수된 차를 확인하던 여성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주택침수와 농작물침수 등 재산피해도 크게 늘었다.

극한호우 내린 서천군 충남 서천군 서천읍 일대 도로가 10일 새벽 내린 강한 비로 물에 잠겨 있다. 서천 연합뉴스

10일 내일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충남 논산 내동의 한 오피스텔 지하 2층의 침수된 승강기 안에서 남성 1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논산소방서는 이날 오전 2시 52분쯤 승강기 안에 사람이 갇혀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구조에 나섰으나 승강기 안에서 시신 1구를 수습했다.

이날 오전 3시쯤에는 충남 서천군 비인면에서 토사가 집을 덮쳐 70대 남성 1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당국은 사고원인 등에 대해 추가 확인을 하고 있다.

경북 경산에서는 9일 오전 5시 12분쯤 침수된 차량을 확인하던 40대 여성 택배기사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는데, 수색 이틀째 찾지 못하고 있다. 앞서 8일 오전 충북 옥천에서 옹벽 붕괴로 매몰돼 사망한 50대 주민까지 이번 집중호우로 인한 사망·실종자가 4명으로 늘었다.

호우경보가 발효된 전북 완주군에서는 하천이 범람해 주민 18명이 고립되기도 했다.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10일 오전 4시 11분쯤 완주군 운주면사무소 인근 장선천이 넘쳐 주민이 고립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구조작업을 벌였다.

소방당국은 지병 등으로 거동이 불편한 홀몸 노인 등을 구조했고, 오전 7시 15분쯤 고립 주민 18명을 모두 구조했다고 밝혔다.

전북 군산 어청도에는 10일 0시 51분쯤 시간당 146㎜의 폭우가 쏟아졌다. 이는 이 지역에서 기상관측을 시작한 1990년 7월 28일 이래 최다 강수량이다. 익산 함라에도 최다 기록인 시간당 125.5㎜가 쏟아졌다.

이번 집중호우로 인한 주택침수 피해는 49건으로 늘었다. 9일 오전 6시 현재 경북에서 주택 20채가 침수됐는데, 9~10일 내린 비로 충북에서 주택 26채가 침수 피해를 입었다.

경북에서도 3채가 더 침수됐다. 차량침수 피해도 9일 1건에서 8건으로 늘었다. 늘어난 7건은 모두 충북에서 발생했다.

침수와 산사태 등을 우려해 수천명의 주민들이 대피하기도 했다. 10일 4시 기준 일시대피 주민은 6개 시·도 35개 시·군·구에서 2267세대 3072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1246세대 1668명은 여전히 귀가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 중 1584명은 마을회관과 경로당 학교 등 임시주거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다.

농작물·농경지 피해도 증가했다. 지금까지 집계된 농작물 피해는 침수 933.1㏊, 농경지 유실·매물 44.3㏊다.

이 같은 피해는 10일 오전 4시 기준 중대본 공식집계로 실제 시간이 지나면서 피해 규모는 점점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이번 집중호우가 충청·호남권에서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고 10일 오전 2시 30분을 기해 중앙안전대책본부를 1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하고, 호우 위기경보 수준도 주의에서 경계로 상향했다.

이상민 중대본본부장은 관계 부처와 지자체에 호우 대처에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을 지시하고, 인명피해 예방을 최우선 목표로 선제적인 안전 조치와 산사태 등 사면붕괴 위험지역 인근 주민 신속 대피 등을 당부했다. 또 지하차도 반지하주택 지하주차장 등 지하공간 침수에 대비해 대피·통제체계를 다시 점검하고, 위험상황 우려 시 선제 조처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김신일·윤여운·이명환·최세호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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