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김범수 19시간 조사, 신병 처리 촉각

2024-07-10 13:00:04 게재

검찰이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혐의’로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회 위원장(창업자)을 19시간 넘게 조사한 가운데 그의 신병처리 여부가 관심이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금융조사2부(장대규 부장검사)는 9일 오전 8시쯤 비공개로 출석한 김 위원장을 상대로 10일 새벽 3시가 넘어서까지 19시간가량 SM 시세조종에 관여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남부지검은 10일 아침 김 위원장 조사가 끝난 뒤 “오전 3시 20분쯤 조사가 종료돼 4시 45분 조서 열람 완료 후 퇴정했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이 지난해 11월 김 위원장을 기소의견으로 송치한 뒤 8개월 만에 검찰의 강도 높은 조사가 이뤄지면서 이후 추가 조사와 신병 처리 여부가 주목된다.

카카오측은 오너인 김 위원장에 대해 검찰이 신병 확보에 나서는 것 아닌지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전 검찰 수사팀이 강성으로 알려졌는데 6월 초 부장검사가 바뀌면서도 분위기가 이어져 구속영장을 청구할지 불안하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카카오의 SM 경영권 인수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 매수 가격인 12만원보다 주가가 높아지도록 조종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다.

당시 카카오는 SM 주식을 장내 매집하면서 사모펀드 운용사 원아시아파트너스와 함께 2400억원을 동원해 553회에 걸쳐 SM 주식을 사들였다.

검찰이 주목하는 것은 당시 김 위원장이 참석한 2월 카카오 투자심의위원회에서 하이브 공개 매수를 저지하기 위해 시세조종이 승인됐는지 여부다. 검찰은 이 과정에 김 위원장의 구체적 지시가 있었는지, 카카오 경영진과 공모했는지를 중점적으로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같은 혐의로 지난해 11월 구속기소 된 배재현 카카오투자총괄대표는 재판 과정에서 “기업 내부의 정상적인 의사 결정을 통한 투자였고 인수합병 경쟁 상황에서 경영권 획득을 위해 매입한 정상적인 장내 행위”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면서 2400억원 투자는 이사회 의결 사안이 아니고 김 위원장과 연관성도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카카오와 공모해 펀드자금 1100억원으로 SM 주식을 고가 매수한 혐의를 받는 원아시아파트너스 지창배 대표도 지난 4월 구속 상태로 기소됐다. 지 대표는 펀드자금 104억원을 빼돌려 개인 채무를 변제하는 등 횡령 혐의도 받고 있다. 현재 배 대표와 지 대표 사건은 병합돼 함께 재판을 받고 있다.

카카오측은 김 위원장 검찰 조사와 관련해서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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