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법사위 탄핵 청문회는 원천무효”
여당, 강력 반발 … “법사위 정청래 놀이터 아냐”
‘거부권’ 채 상병 특검법 부결 방침도 재확인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국민 청원’과 관련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청문회를 열기로 한 데 대해 국민의힘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0일 오전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날 민주당이 법사위에서 대통령 탄핵소추 청원과 관련된 국민동의 청원을 상정하고 청문회 실시계획을 단독 의결한 것을 두고 “헌법과 법률에 위배돼 원천 무효”라면서 “증인들의 출석의무도 없다”고 주장했다.
추 원내대표는 4쪽 분량의 회견문, 5쪽 분량의 참고자료를 배포하며 이번 청문회의 위법성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그는 “명색이 ‘국회의 상원’이라 하는 법사위가 헌법과 법률에도 맞지 않는 고작 2장짜리 청원서를 갖고서 39명의 증인과 7명의 참고인을 채택하고, 23개 기관에 266건의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며 “희대의 거대 야당의 갑질이고 횡포”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탄핵소추 절차는 국회 재적의원 과반 이상의 발의가 있어야 하고, 본회의 의결을 통해 법사위에 조사를 회부해야 비로소 탄핵조사권이 발동되는 것”이라며 “이번 청문회는 본회의 의결이 없었는데도 정청래 법사위원장이 불법적으로 조사권을 행사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청원서에 적힌 탄핵 사유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추 원내대표는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된 행위만 탄핵 사유가 될 수 있는데, 대통령이 결혼하기도 전에 발생한 도이치모터스 사건 관련 의혹도 버젓이 탄핵 사유에 포함시켰다”며 “국회법과 청원법에 따르면 대통령 등 국가기관을 모독하는 청원,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한 청원은 국회의장이 수리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특히 이번에 증인으로 채택된 사람들이 불출석하는 데 대해 민주당이 고발조치를 취할 경우 맞고소로 대응할 방침도 밝혔다. 추 원내대표는 “만약 불출석한 증인들을 고발하거나 겁박한다면 정청래 법사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당 법사위원들을 무고와 강요죄로 고발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추 원내대표는 또 “민주당은 오로지 사법 리스크가 현실로 다가오는 이재명 전 대표 방탄을 위한 국면 전환용이자, 극도의 국정 혼란을 초래할 정쟁만을 위해 위법적 탄핵 청원 청문회까지 추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국회는 민주당의 놀이터가 아니다. 법사위도 정 위원장의 놀이터가 아니고, 의사봉은 정 위원장의 장난감이 아니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로 국회로 돌아온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부결 방침도 재확인했다. 추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이 위헌적이고 문제투성이인 특검안을 통과시켰고, 정부가 재의요구를 했다”며 “국회 본회의에 회부되면 그 법안을 부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 내에서 제3자 추천 방식의 채 상병 특검법 대안이 거론되는 데 대해선 “현재는 전혀 검토 안 한다”고 선을 그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