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 도전 이재명, 2년 전 공약 꺼내 “다음 대선 반드시 이겨야”
10일 서울 중앙당사에서 대표 경선 출마 선언
“정권교체 넘어 정치교체 선도하는 민주당으로”
김두관 “1인 독주체제로는 정권교체 어려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가 10일 대표직 연임 도전을 선언하며 “더 단단하게 뭉쳐, 다음 지방선거에서 더 크게 이기고, 그 여세로 다음 대선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중앙당사 당원존에서 8.18 전당대회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하며 “청계광장에서 위대한 촛불혁명이 시작됐을 때 국민 옆에 있던 이재명이 새로운 길 위에서도 항상 옆에 있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대표 경선 자체보다 국회의 역할과 원내 제1당의 혁신을 통해 차기 지방선거와 대선을 준비하겠다는 뜻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대표 경선 참여를 선언한 김두관 전 의원은 10일 “1인 독주체제가 되면 정권교체는 어렵다”면서 날을 세웠다.
이재명 전 대표는 이날 출마선언문을 통해 국회 다수당인 민주당에 부여한 책임을 강조하면서 “민주주의와 민생의 최후 보루인 국회에 국민의 마지막 기대, 나라의 운명이 걸려 있다”고 주장했다. 민생이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정부여당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나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기 어렵다는 진단을 전제로 했다. 그는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국가·정치의 역할이자 책무”라며 “성장의 회복과 지속 성장이 곧 민생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초과학과 미래 기술에 대한 집중투자 △기본 삶을 권리로 인정하는 기본사회 △재생에너지 활용한 지능형 전력망·에너지 고속도로 등을 강조했다. 또 주 4.5일제를 자리잡게 하고 2035년까지 주 4일제를 달성해야 한다고 했다. 출생기본소득, 기본주거, 기본교육 등으로 확대해 나가고 에너지와 통신 등도 기본적이용권을 확보하는쪽으로 가야 한다고 제시했다.
외교·안보 정책과 관련해서도 “평화가 곧 경제, 안보가 곧 민생”이라며 “경제 활성화와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안보리스크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교에서도 국익 중심의 실용적 접근을 강조했다.
이 전 대표가 출마선언문에 담은 민생회복 방안과 약속은 2년 전 윤석열 대통령과 경쟁에서 약속했던 대선공약의 연장이다. 정부가 국민의 기대와 달리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원내 1당인 민주당이 국회를 기반으로 견제권을 발휘하고 다음 대선을 준비해 희망을 만들어 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는 “다시 뛰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은 제1정당이자 수권정당인 민주당의 책임”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 대표는 민주당의 변화도 예고했다. 그는 “당원 중심 대중정당으로 더 큰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지역당 합법화·후원제도 도입 등으로 저변을 넓혀가겠다”고 약속했다.
이 전 대표가 당의 단합과 국회내 역할 강화 등을 강조한 반면 대표 출마를 선언한 김두관 전 의원은 ‘1인 체제’에 대한 우려를 강조하며 각을 세웠다.
김두관 전 의원은 10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1인 독주체제가 되면 정권교체가 어렵다는 우려가 크다”면서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35% 지지를 넘어서야 하는데 당의 다양성이 사라지면서 중도·중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의 승리는 당시 민주당 지도부의 지도력이나 리더십이 아니라 윤 대통령의 실정 덕분 아니냐”면서 “다음 지방선거의 승리를 위해서는 공정한 지도부가 공천시스템정비 등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에 대한 지지가 압도적인 상황에서 의미있는 득표력을 보일 수 있느냐와 강성 지지층의 반발 우려와 관련해선 “1%라도 다른 목소리가 있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면서 “일방적인 공세 등에는 버틸 능력이 있다”고 받았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