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증세는 안정적이지 않아, 재정지출 관리부터”
글로벌금융학회 주최 정책심포지엄서 기조강연
오갑수 회장 “기업 족쇄 풀고 조세 부담 줄여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1일 “증세를 하면 세수는 들어올지 모르지만 안정적이지 않다”며 “재정지출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글로벌 금융학회’ 정책심포지엄에서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증세는 효과적이지 않다는 게 국제통화기금(IMF)이나 저명한 경제학자들의 의견”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올해도 세수부족 상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증세를 통한 해법에는 반대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셈이다.
최 부총리는 “올해도 법인세가 좋지 않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이 올해 괜찮은데, 법인세는 내년에 늘어날 수 있다. 그만큼 변동성이 크다”고도 설명했다.
지난주 발표한 ‘역동경제 로드맵’의 세제지원과 관련, ‘부자감세 로드맵’이라는 야당의 비판에는 “전체 틀을 잘 보지 않았거나 (우리의) 홍보가 부족했던 것”이라며 “안정적인 세수를 확보하려면 경제활력을 높여야 하고 이를 위해 규제완화가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경제 활력을 위해 재정지출을 해야 한다는 논리도 있는데, 효율적인 지출이 필요하고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며 “조세정책은 경제 활력과 민간의 경제활동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증시 ‘밸류업’을 위한 세제지원책에 대해선 “일반적인 상속세는 별개로 하고, 밸류업 부분에서 세제가 인센티브가 되도록 하려 한다”고 말했다. 기업 지배구조 문제에 대해선 “지배구조가 중요한데, 다만 어떤 방식으로 하느냐의 논란이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오갑수 회장은 개회사에서 “높은 이자율과 달러 강세는 세계 각국에 부담이 되고 있다. 높은 이자율은 자본비용을 높여 투자와 소비를 억제하고 중소기업과 서민의 고통을 가중시킨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IT와 반도체 강국으로 미래 성공 기반을 갖추고 있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테크놀로지 이노베이션도 한국에 유리하게 진행되고 있어 미래 첨단산업의 선도국가로 도약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잠재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손발을 묶고 있는 족쇄를 풀어 자율과 창의의 성장 환경을 만들고, 조세와 투자 및 금융 부담을 줄여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투자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