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살해’ 이경우·황대한 무기징역 확정
연지호 징역 23년, 유상원·황은희 징역 8·6년
지난해 서울 강남구에서 40대 여성을 납치·살해한 주범 이경우·황대한은 무기징역, 연지호는 징역 23년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11일 오전 강도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이경우·황대한·연지호와 범행 배후인 유상원·황은희 부부 등의 상고를 기각해 원심을 확정했다.
이경우·황대한·연지호는 지난해 3월 29일 오후 11시46분께 서울 강남구 역삼동 아파트 단지 앞에서 피해자 A씨를 납치해 이튿날 오전 살해한 뒤 대전 대청댐 인근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강도살인·강도예비·사체유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유상원·황은희 부부는 가상화폐 투자 실패로 갈등 관계였던 A씨를 납치해 가상화폐를 빼앗고 살해하자는 이경우의 제안에 범죄자금 7000만원을 댄 혐의를 받는다.
1심은 이경우·황대한에게는 무기징역을, 납치·살해에 가담한 연지호에게는 징역 25년을 각각 선고했다. 유상원·황은희는 각각 징역 8년과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2심의 판단도 같았다. 2심 재판부는 이경우·황대한에 대해 “범행이 매우 잔혹하고 참혹하다”며 “피고인들이 피해자 유족과 합의하거나 그들의 피해를 실질적으로 회복하려고 노력한 것이 없어 보인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유상원·황은희 부부에 대해서는 “강도 범행을 넘어 살인까지 공모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1심 형량을 유지했다. 다만 연지호에 대해서는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것으로 보이는 데다 2심에서 유족 중 한 명과 합의한 점을 고려했다”며 징역 23년으로 감형했다. 검찰은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유족들은 지금까지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며 이들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피해자를 미행하며 범행에 가담한 이 모씨와 근무하는 병원의 약물을 이경우에게 전달한 그의 아내 허 모씨는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지만, 2심에서 각각 징역 4년과 4년 6개월로 감형됐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