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치 속 간사 없는 상임위 7개
정무·외통·국방·정보·여가위 등 전체회의 안 열려
법사위, 5번 회의했지만 신경전에 여당 간사 ‘공석’
채 상병 특검 통과와 거부권 행사, 탄핵 청원 청문회 등 각종 이슈로 여야가 칼날 대치를 지속하면서 국회 파행이 이어지고 있다. 22대 국회 임기가 시작된 지 40일이 지났지만 18개 상임위원회 중 여야 간사가 선임되지 않은 곳이 6개다. 야당 간사만 선임돼 있는 법제사법위원회를 포함하면 7개 상임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개원식도 열지 못한 22대 국회를 보는 국민들의 우려가 높다.
11일 국회에 따르면 이날 현재 여야 간사 선임이 안 된 상임위원회는 정무·외교통일·국방·정보·여성가족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 6곳이다. 야당 간사는 선임됐지만 여당 간사가 아직 공석인 법제사법위원회까지 포함시키면 7개 상임위가 상임위 활동 첫번째 수순인 여야 간사 선임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이처럼 국회 상황이 얼어붙은 것은 채 상병 특검법 국회 통과 및 대통령 거부권 행사, 법사위에서 진행되는 대통령 탄핵소추 국민청원에 대한 청문회 추진 탓이 크다. 특히 정국의 핵으로 부상하고 있는 탄핵 청문회가 예정된 법사위에선 지난 달부터 전체회의가 5번이나 열렸지만 여당 간사를 선임하지 못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10일 기자들과 만나 “정청래 법사위원장이 여당 간사를 선임하지 않은 것은 명백하게 상대방을 상대방으로 인정하지 않는 저열한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내일신문과 통화에서도 “간사들이 선임되지 못한 다른 상임위는 전체회의가 아직 열리지 않았다는 이유라도 댈 수 있지만 법사위는 뭐냐”면서 “전체회의를 몇 번이나 열었는데도 여당 간사 선임을 안 해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정청래 위원장 측은 ”직전 전체회의에서 5번째 안건으로 간사 선임의 건이 올라와 있었는데 그 전에 여당 의원들이 퇴장하는 바람에 선임이 안 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여야간 끊임없는 네탓 공방 속에 22대 국회는 개원식도 열지 못하는 초유의 국회가 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여야는 7월 임시국회가 시작되는 지난 5일 개원식을 열기로 했지만 채 상병 특검법 통과를 둘러싼 여야 대치로 일단 취소했다. 이후 개원식을 열기 위한 협의가 진행돼 잠정적으로 15일에 여는 방안이 논의됐지만 법사위에서 진행하는 탄핵 청문회에 여당이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이 역시 불발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0일 기자들과 만나 “거대 야당이 무도하게 근거없는 위법적인 탄핵 청문회를 하겠다고 하는데 개원식을 정상적으로 할 수 있겠느냐”면서 “도저히 개원식을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