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1톤 생산에 CO₂ 1톤 배출”
시멘트는 내수중심 기간산업
생산줄여도 중국산 수입 확대
기술혁신과 자원재순환 절실
시멘트산업의 탄소중립(탄소 순배출량 0) 실현이 중요한 국가과제로 제기되고 있다.
12일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시멘트 1톤 제조시 약 0.8~1톤의 이산화탄소(CO₂)가 배출되는데, 클링커 제조공정에서 대부분 누출된다. 클링커는 시멘트 원료가 회전 가마속에서 소성해 자갈 크기의 덩어리로 나오는 중간생성물을 말한다.
산업부문에서 나오는 CO₂배출량(2018년 기준)을 살펴보면 철강이 1억100톤(39%)으로 가장 많고, 석유화학 4700만톤(18%), 시멘트 3400만톤(13%) 순이다. 이 3개업종 배출량이 산업부분의 70%를 차지한다.
정만기 한국산업연합포럼 회장은 “문제는 시멘트산업이 교통인프라와 생활공간 구축에 들어가는 기본 수요산업, 내수중심 장치산업이라는 점”이라며 “생산을 줄이기도 어렵지만 우리가 생산을 줄여도 수입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시멘트 연간 생산량 41억톤 중 24억톤, 58.5%가 중국에서 생산되는 상황에서 우리의 생산량 감축은 곧 중국산 수입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며 “중국산 CO₂는 편서풍을 타고 우리나라로 이동해 올 것이므로 국내 감축이 오히려 CO₂를 확대시킬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 회장은 “시멘트산업의 선택지는 ‘기술혁신과 자원재순환’밖에 없다”면서 “원료·연료를 저탄소나 무탄소로 전환하기 위한 기업들의 R&D에 대해 세제지원을 늘리고, 국가 R&D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는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탄소중립 실현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국제사회에 약속했다. 때문에 시멘트 같은 CO₂ 다배출 업종의 실현과정이 목표를 이루기 위한 핵심과제로 대두된다.
김의철 한국시멘트협회 실장은 “시멘트산업은 국가 온실가스 감축 시나리오에 따라 배출량을 2018년 대비 2030년 12%, 2050년 53% 감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며 “에너지 효율화 설비투자와 혁신기술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국내 시멘트산업은 20~40대 근로자가 감소하고, 50대 이상이 증가하는 고령화가 진행 중이며, 퇴사자수 대비 충원률이 66.5% 수준”이라며 “고학력 인적자원의 감소로 인해 R&D 역량도 떨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진만 공주대 교수(그린스마트 건축공학과)는 “EU 미국 등 선진국의 시멘트산업 탄소중립 로드맵은 원료와 연료의 전환, 에너지효율 향상과 탄소포집·활용·저장(CCUS) 기술 등의 수단을 통해 가치사슬과 연계한 감축방안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시멘트를 만드는 ‘원료’를 폐기물 혼합재로, 연료를 순환자원과 수소로 각각 대체하는 방안과 혁신기술 개발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기된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